미국의 비즈니스 전문지 포브스의 발행인이자 CEO인 스티브 포브스 사장이 한국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법인세를 내리고 기업에 대한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티브 포브스는 지난 96년과 2000년에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전에 출마한 대표적인 오피니언 리더다. 그는 성공한 경영인이자 저명한 경제 칼럼니스트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27일 포브스코리아와 삼성경제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조찬 세미나에서 포브스 사장은 "미국 경제가 최근 노동 생산성이 향상되고 고용 창출이 증가하고 있어 올 하반기 3%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는 최근 실시하고 있는 적극적인 감세 정책의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97년 한국 등 아시아의 외환위기 역시 미국 디플레이션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디플레이션을 막고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서는 법인세를 내리고 기업에 대한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통화량을 자동차의 연료에 비유해 "연료가 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듯이 통화량이 경제를 이끌어 간다"며 "경제 불황은 단순히 금리를 내려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통화량을 늘리는 재정정책이 해답"이라고 말했다. 이날 '글로벌 경제의 승자와 패자'라는 주제로 강연한 그는 기업의 '승자'로서 삼성 LG 현대자동차를 들었다. 그는 "실패가 있더라도 끊임없이 밀어붙인 것이 이들의 성공 요인"이라며 "2,3년 전만 해도 삼성이 소니를 앞지를 수 있다고는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로는 러시아와 브라질이 승자라며 "러시아는 IMF의 조언을 따르지 않고 조세제도를 간편화 시키고 세율을 낮췄다"고 지적했다. 브라질의 경우 룰라 대통령이 보수적인 경제정책을 펼쳐 경제 회복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남미가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IMF의 조언을 듣지 말고 독립적으로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며 "IMF는 폐렴에 걸린 환자에게 얼음 박스 위에 올라가 있으라는 의사와 같다"고 말했다. 한국의 IT 산업에 대해 그는 미국에 비해 승자라고 치켜 세웠다. 그는 "한국의 초고속망 보급은 놀라운 수준"이라며 "미국 사람이 마차를 타는 수준이라면 한국 사람들은 자동차를 타고 질주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포브스 사장은 이날 강연후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 김진표 경제부총리, 윤종용 삼성그룹 부회장,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과 잇달아 면담을 가진 후 27일 저녁 홍콩으로 출국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