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25일 산하 1백30여개 사업장 6만6천여명(노동부 집계)이 참여하는 총력투쟁에 돌입함에 따라 산업계도 초비상이 걸렸다. 이날 민주노총의 파업으로 기업마다 생산차질을 빚는 등 산업피해가 현실화됨에 따라 재계는 노동계의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파업에 상당수 노조에서 지도부만 집회에 참가하고 일반조합원들은 생산현장을 지켰다. 또 일부 노조는 아예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 등 전반적인 투쟁강도는 높지 않았다. 이에따라 내달 2일 예정된 민주노총의 총파업도 예상보다 강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파업열기 저조 민주노총의 총파업 일정에 따라 25일 오후 1시부터 울산의 현대자동차, 수원의 기아ㆍ쌍용자동차 노조 등 전국 1백30여개 사업장, 6만6천여명의 조합원들이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현장 곳곳에는 예년과 달리 민노총 파업일정에 적극 동참하지 않는 사업장이 많아 열기는 달아오르지 않았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아직까지 임금교섭이 진척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들어 확대 간부만 파업에 참여했고 다른 사업장들도 일반 조합원들은 파업에 직접 동참하지 않아 생산ㆍ조업 차질은 크지 않았다. 금속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현대중공업은 아직 임단협이 진행 중이어서 이날은 집행부만 집회에 참석하고 대우조선은 지난 19일 임단협이 타결돼 정상 조업에 임했다. 울산에서도 현대자동차 외에 현대모비스 덕양산업 세종공업 한일이화 한국프랜지 등 13개 사업장 조합원 3만여명이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갔지만 파업 열기는 예년에 비해 냉랭했다고 울산시 노동관계자는 전했다. ◆ 인천지하철도 분위기 반전 인천지하철 파업은 25일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다. 인천지하철 노조는 대구ㆍ부산지하철 협상 타결 이후 이탈 조합원이 늘어 '파업 철회' 쪽으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인천지하철 노조는 대구ㆍ부산지하철 노조가 궤도연대의 공동 요구사항중 안전대책위원회 설치 및 인력충원 등 최대 쟁점을 수용, 협상을 마무리짓고 파업 철회를 선언하자 명분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 하루 손실 6백45억원 산업자원부는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25일 하루 동안 총 6백45억1천8백만원의 손실(생산차질)이 난 것으로 집계했다. 업종별로는 △완성차업계 5백71억5천5백만원 △자동차 부품업계 60억5천8백만원 △기계업종 3억5백만원 △섬유업종 10억원 등이다. 이는 지난해 5월22일 민주노총 총파업으로 발생한 피해액(55억4천만원)보다 1천64.6%(5백89억7천8백만원) 증가한 액수다. 특히 자동차업계는 부분 파업에도 불구, △현대자동차(이하 완성차업체) 3백68억5천5백만원 △기아자동차 1백33억원 △쌍용자동차 70억원 △만도(이하 부품업체) 19억6천4백만원 △발레오만도전장 7억5천만원 등 총 6백32억1천3백만원의 피해가 발생, 타격이 가장 컸다. 산자부는 파업으로 피해를 입은 하청ㆍ협력 중소기업에 3백억원의 특별 경영안정자금과 특례보증 등을 긴급 지원하고 수출 중소기업에는 무역금융 상환기한을 연장해 주기로 했다. ◆ 저조한 열기에 고심 이날 오후 1시 부분파업에 돌입한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이헌구)는 당초 예상보다 크게 뒤떨어진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를 놓고 매우 고심하는 분위기였다. 이 위원장은 "60%를 밑도는 찬성률을 보고 매우 놀라웠다"면서 "27일 산별노조 전환에도 다소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부터 27일까지 부분파업을 계속하기로 했으나 조합원들의 이탈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이날 오후 대의원대회를 소집하는 등 조직력 둔화에 대비한 집안 단속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 사회부 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