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업체들의 자금력이나 브랜드 파워를 제치고 주택수요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지만 강한' 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중견업체의 성공 비결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고객 제일주의'다. 지난 85년 설립돼 아직 스무살을 넘지 않은 청년기업 (주)신일도 예외는 아니다. 브랜드나 공급물량 면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중견건설업체가 대형업체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고객이 원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비스한다'는 소비자 우선주의가 주택 수요자들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신일은 대기업조차 시도하지 않던 인테리어 선택제도를 도입하는가 하면 철저하고 꼼꼼한 사후관리와 하자보수를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라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 매주 월요일 열리는 부서장회의에서는 심상권 회장과 최완근 사장이 직접 참석해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라온 고객들의 요구 및 불만사항을 직접 확인한다. 해당부서 및 담당자들과 원인과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이전에 제기됐던 고객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철저하게 평가한다. 특히 통합 전산망을 통한 화상시스템으로 모든 직원이 고객 불만사항을 공유하면서 어떤 현장, 어떤 내용이라도 실시간에 확인이 가능해 그만큼 사후관리도 신속하게 이뤄진다. 외환위기로 주택업체들이 줄도산하던 지난 98년에 있었던 일화는 신일의 고객우선 정신을 엿볼 수 있는 한 단면이다. 지난 92년 준공돼 하자 의무보수기간(5년)이 만료된 전북 익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엘리베이터가 자주 고장을 일으킨다는 민원이 접수되자 어려운 경영여건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에 설치돼 있던 엘리베이터 22대를 모두 새 것으로 무상 교환해 줬다. 신일 관계자는 "정성을 다해 좋은 집을 지으면 고객은 저절로 찾아온다"며 "아파트 품질개선을 위해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연구개발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1만5천여가구의 아파트를 지은 이 회사가 내세운 '해피트리' 브랜드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사는 행복한 아파트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기능성과 자연친화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완근 사장은 "건물은 삶을 담는 그릇일 뿐 아니라 오늘 지어 내일을 살아야 할 곳인 만큼 미래의 다양한 생활조건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이것이 고객 제일주의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