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집적공정에서 층간 절연물로 사용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저유전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 차국헌 교수는 반도체 칩의 처리속도를 향상시키고 전력 손실을 줄이는 데 필수적인 고집적 저전력 기능을 갖춘 저유전 층간 물질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저유전(전기를 잘 통하지 않는) 물질은 나노기술을 활용해 만든 유기 실리케이트 계열의 재료로 유전율(전기를 통하는 비율)이 2.0 이하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따라서 기존 재료인 이산화규소(유전율 4.2)에 비해 유전율이 절반에도 못미치는 게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반도체 배선공정에 적용하면 기존 알루미늄 및 이산화규소를 이용한 배선공정보다 반도체 칩의 처리속도를 2배 정도 향상시키고 소비전력도 3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CPU(중앙처리장치)와 같은 논리형 반도체 칩 등의 제조비용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개발된 저유전 물질은 미국 IBM이 세계 유기 실리케이트 계열의 절연물을 수집해 비교 평가한 조사에서 유전율 및 기계적 물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국내외에 12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각종 학술지에 63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차 교수는 이 물질 제조기술을 LG화학에 이전,생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미국 IBM 및 인텔사와도 공급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 차 교수는 "현재 국내 반도체 회사에서는 해외에서 개발된 진공증착형 유전물질(유전율 2.7)을 전량 수입하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물질을 활용하게 되면 2005년 기준으로 약 1백5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24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된 '시스템집적 반도체 기반기술 개발사업' 과제를 수행,4년반 만에 이 물질을 개발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