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대규모 인출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흥은행에 유동성 조절 대출 3조원을 추가 지원키로 했다. 한은은 지난주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으로 조흥은행에 2조원을 지원했었다. 조흥은행 고위 관계자는 23일 "파업은 끝났지만 현재 6조원 정도 자금이 모자라는 데다 지난 금요일 교환신청이 들어온 자기앞수표 결제가 일시에 집중돼 한은에 3조원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A3,5면 한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담보로 사용할 어음(조흥은행이 기업에 돈을 대출해주고 받은 우량 어음)에 대한 적격 심사 결과 담보가액이 대출액의 1백5%(3조1천5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흥은행의 요청이 들어온 만큼 곧바로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금융회사에 유동성 조절 대출을 해준 것은 지난 2000년 말 제주은행과 수협에 이어 2년여 만이다. 현재 유동성 조절 대출로 빌려줄 수 있는 한도는 3조원이며 이자는 연 3.75%다. 조흥은행은 3조원의 신규 유동성이 지원될 경우 이미 한은에서 RP 거래 방식으로 받은 2조원을 합해 5조원의 자금이 확보되며 나머지 부족분은 콜 차입을 통해 해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