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전격적으로 조흥은행 매각 입찰에 참여한 신한지주가 8개월여 만에 인수작업을 일단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이제 관심은 신한지주의 조흥은행 인수가 과연 '성공작'이 될 것인가 하는데 쏠리고 있다. 신한지주측의 협상결과 평가 고용보장을 약속한데 대해 신한지주측은 "당초부터 대규모 인원 감축 계획은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주회사 산하에 11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으므로 조흥은행에서 남는 유휴 인력은 자회사로 이동하면 된다는 것이다. 지주회사 임원(상무)진에 조흥은행 출신을 신한은행과 같은 숫자로 포함시키기로 한데 대해서도 신한측은 "그다지 크게 양보한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당초 조흥은행 노조는 지주회사 경영진(CEO=사장, 회장)에도 조흥 출신을 최소 한명이상 끼워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를 배제했다는 것이다. 신한측은 통합 은행의 명칭을 '조흥'으로 하기로 한 결정도 합의문을 잘 살펴보면 유동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통합 은행 이름은 통추위에서 '최종 결정'한다는 단서를 붙였으므로 2년후 브랜드 가치를 따져본 다음 신한의 브랜드 파워가 조흥에 크게 밀리지 않으면 신한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시너지 효과 기대 신한측은 무엇보다도 이번 조흥은행 인수로 '최대 라이벌'인 하나은행을 규모면에서 제쳤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의 지난 3월 말 현재 총자산은 각각 74조4천억원과 74조8천억원. 둘을 합치면 1백49조2천억원으로 국민은행 2백19조원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큰 규모다. 점포는 각각 3백48개와 5백69개로 중복 점포 60여개를 제외하면 8백~9백개로 확대된다. 특히 신한은행의 장점(높은 수익력)과 조흥은행의 강점(저금리성 예금과 우량 점포망)이 상승효과를 내면 국민은행을 능가하는 큰 시너지 효과도 가능하다는게 신한측의 기대다. 풀어야 할 과제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신한측의 이런 기대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이들은 조흥은행 인수가 성공작이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첫째는 신용카드 대출 등 누적된 부실의 해소와 수익력 제고다. 지난 3월말 현재 두 은행의 고정 이하 여신 비율과 무수익 여신 비율은 각각 1.47%, 0.72%(신한)와 3.75%, 4.09%(조흥)로 조흥쪽이 크게 처지고 있다. 수익력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신한이 0.62%와 13.26%,조흥이 0.39%와 0.79%를 기록했다. 또 다른 과제는 신한은행과 조흥은행간 화학적 통합이다. 이번 파업에서도 드러났듯이 조흥은행 직원들은 '국내 최고(最古) 은행'인 '조흥'이라는 은행명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문화와 융합시키기는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울러 파업을 거치면서 조흥은행 내부에 발생한 균열을 어떻게 치유하느냐도 문제다. 당장 신한지주와의 합의안 수용 여부를 두고 반대파(41%)와 찬성파(59%)가 팽팽하게 엇갈려 이들간의 갈등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앞으로 선임할 새 은행장을 두고도 벌써부터 자신들이 지지하는 사람을 내세우기 위한 '대리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