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수입개방 반대 집회에 참가하려는 농민들이 트럭과 트랙터 등을 몰고 상경 시위를 벌여 20일 경부.중부.호남.서해안 등 전국의 주요 고속도로가 일부 마비됐고, 올림픽대로 등 서울시내 곳곳도 심각한 교통체증을 겪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은행 앞에서 농민 1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전국농민대회'를 열어 국회의 협정 비준안 처리 반대를 촉구했다. 집회에는 전국 97개 시.군에서 모두 9천여명의 농민들이 1t트럭 6천400여대를몰고 참가할 계획이었으나, 경찰의 원천 봉쇄에 막혀 일부는 국도로 우회해 상경을시도했고 나머지 농민들은 버스를 이용해 집회에 참석했다. 농민들은 경찰이 고속도로 진입을 막자 국도로 우회하면서 항의의 표시로 서행운전 시위를 벌여 이날 하루동안 전국 도로는 극심한 몸살을 앓았다. ◆경남.북= 경북 의령에서는 전농 소속 농민 40여명이 차량을 몰고 오전 4시부터 서행하며 칠곡휴게소까지 진출했으나, 휴게소 100m 앞에서 경찰에 제지당하자 도로 1차선을 점거하고 경찰과 대치했다. 중부고속도로 서청주IC, 증평IC, 중앙고속도로 제천IC, 음성 휴게소 등에서도곳곳에서 농민들과 경찰이 대치했다. 경남지역 13개 시군 농민 1천600여명의 농민들도 경찰과의 대치 와중에 도내 고속도로 곳곳에서 차량으로 점거하거나 서행시위를 벌여 마비사태를 빚었다. 한국도로공사 경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남해고속도로 진주 방면의 진주터널부근에서 농민들이 몰고온 차량들이 도로를 점거하면서 진주쪽으로 가려는 차량이 13㎞가량 길게 줄을 이어 꼼짝 못하고 있다. 서진주 나들목 부근에서도 트럭 등 농민들의 차량 10여대가 서행 운전을 해 차량들이 8㎞에 걸쳐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중부고속도 산청터널 부근에서도 농민 차량들이 통행을 막아 대전 방면의 차량들이 2㎞에 걸쳐 줄지어 기다리는 등 도내 고속도로 곳곳에서 마비사태가 빚어져 고속도로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남해고속도로 단성IC,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서휴게소, 88고속도로 거창IC 진입로 역시 농민들의 시위로 막히기는 마찬가지였다. ◆전남.북= 전북지역 농민들도 이날 오후 1시께 정읍과 김제, 완주 농민회 소속차량 300여대가 호남고속도로 정읍과 태인, 김제, 서전주, 삼례 톨게이트를 통해 고속도로로 진입한 뒤 행렬을 이뤄 서행운행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1,2차 선에서 시속 10∼20㎞로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어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군산 톨게이트 부근 도로에서도 군산농민회 소속 차량 50여대가지체와 서행 운행을 반복하고 있어 일반 차량들의 정체를 유발했다. 경찰은 이날 농민차량들의 고속도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새벽부터 일선 톨게이트와 주요 국도에 경력 2천500여명을 배치했으나 농민들의 기습시위를 막지 못했다. 전남농민회 광주.전남연맹 농민 300여명도 이날 낮 12시께부터 광주 광산구 광산 IC입구 도로 4차선을 점거한 채 저지하는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기동대 병력을 동원해 광산 IC입구에서 농민들의 고속도 진입을 원천봉쇄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 일대 교통이 마비됐다. ◆경기.충청= 전농 충북연맹 소속 농민 40여명은 중부고속도로 상.하행선을 점거한 채 시위를 벌여 차량통행이 중단됐고, 상당수 차량들이 음성 IC로 우회하는 바람에 이날 오전 11시께부터 진천 IC 입구에서부터 심한 정체를 빚었다. 충남연맹 농민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호남고속도로 양촌휴게소 부근에서 트럭 40여대를 동원, 시속 20㎞ 안팎의 저속운행 시위를 벌여 이 일대 교통이1시간여동안 혼잡을 이뤘다. 서해안고속도로 당진요금소 부근에서는 농민 300여명, 보령요금소 부근엔 80여명, 서천 80여명, 논산 80여명이 경찰의 고속도로 진입 통제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대치했으나 물리적 마찰은 없었다. 평택, 연천 등 경기도 지역 전농 소속 농민들은 이날 오후 국도 진입후 올림픽대로 등을 통해 여의도로 들어와 일대 주변 도로가 심한 교통 체증을 겪었다. 경찰은 전국 224개 톨게이트와 시계 검문소에 101개 중대 1만여명의 경비 병력과 견인 장비를 배치해 차를 몰고 집회에 참가하려던 농민들을 해산시키고 차량을견인했다. 전농은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고 농가부채가 급증하는 암울한 상황에서 정부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 등 또 다른 시장 개방 협정으로 농업을 파탄시키고 있다"며 "FTA 협정 비준안이 통과되면 오는 30일 대규모 농민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농은 여의도 집회 후 서울 광화문 일대로 이동해 언론사 항의 방문을 계획하고 있어 서울 시내 곳곳에서 밤 늦게까지 교통 체증이 빚어질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