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학들이 제시하는 '위기극복 이렇게…' ] # 1 '정말 이처럼 힘든 불경기는 처음'이라고들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강자만이 살아남는 정글의 법칙 속에서 우리는 강해야만 산다'고 외친다. 과연 강해지는 것만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일까? 45억년의 역사를 가진 지구에서 살아남은 생명을 보자. 생명이 탄생한 이후 지구에는 살기 좋은 환경만 있지는 않았다. 몇 번의 빙하기에 사라진 맘모스, 운석 충돌로 사라진 공룡 등을 보면 지구의 생명에게도 시련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생명은 존재하고 발전하고 있다. 살아남은 생명체가 보여주는 것은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잘 적응하는 적자가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適者生存:The Survival of the Fittest)의 법칙이다. 강해지는 것만이 해결책이 아니라 환경과 잘 맞춰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전략'이다. 전략은 우리의 존재이유와 목표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유리한 '외부환경'을 선택하고 그 속에서 적합하게 살아남도록 '내부능력'을 키워 나가는 것, 즉 외부환경과 내부능력을 '적합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 시대를 대표하는 석학들은 우리에게 '전략'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을까? # 2 먼저 첫 번째 요소인 비전에 관해 스탠퍼드 대학의 짐 콜린스 교수는 '위대한 기업을 위한 경영 전략'(위즈덤하우스, 2002)에서 모든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비전은 나침반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일단의 사람들에게 나침반을 주고 목적지만 정해 주면 그들은 정확하게 목적지를 찾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전의 대표적인 사례로 1961년 케네디 대통령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비전을 '세계 초일류 항공우주국'과 같이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10년 안에 인류를 달에 보낸다'라는 구체적인 목표로 제시했다. 비전은 이렇게 말로써 미래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는 것이다. # 3 목표와 비전을 잡은 후에 전략가가 해야 할 일은 전투가 벌어질 곳을 정하는 것이다. 당연히 자신의 의도에 맞는, 자신이 가장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전투장소로 정해야 한다. 아칸소 대학의 네이피어 교수는 '위대한 장군들의 경영전략'(시아출판사, 2002)에서 나폴레옹과 손자 모두 승리를 위해 자신의 군대에 가장 유리한 곳만을 전쟁터로 골랐다고 강조한다. 마찬가지로 기업체 역시 '시장'으로 삼을 곳을 선정할 때 자신의 능력이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곳을 골라야 하며, 시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다른 누구보다도 그 곳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외부 환경의 중요성을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경쟁론'(세종연구원, 2001)에서 산업구조와 전략적 포지셔닝으로 설명한다. 그는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방법을 취하는 독창적인 전략개발, 즉 '전략적 포지셔닝'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경쟁 환경에서 다른 기업과는 전략적으로 다른 자리를 차지하여 차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 4 하지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좋은 자리는 늘 변화한다. 그래서 어떤 환경 속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내부능력, 핵심역량을 키워가야 한다. 김인수 고려대 교수는 '세계가 두려워 할 한국의 미래 기업'(삼성경제연구소, 2001)에서 급변하는 경쟁환경에서도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미래 기업의 경쟁력 원천으로 유연성, 대응성, 민첩성, 임파워먼트, 지식 등 5가지 특성을 제시하고 있다. 김 교수는 그 중에서도 학습을 통한 지식 축적을 위한 흡수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의 급변하는 환경과 기술 속에서 계속 배워나갈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경쟁력도 없다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인 핵심역량 강화 방법은 홍성태 한양대 교수의 '보이지 않는 뿌리'(박영사, 1999)에서 찾을 수 있다. 홍 교수는 차별적 우위의 확보방법, 고객 관리방법, 공격과 방어 전략을 여러 기업의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평범함은 실패의 지름길, 마케팅은 마음의 전쟁 등 명언을 전하고 있는 홍 교수는 좋은 제품을 위해서 신뢰성, 서비스 능력, 마무리 능력을, 좋은 서비스를 위해서 응답의 신속성, 종업원의 유능성, 의사소통의 명확성, 정중함 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 5 이상에서 살펴본 비전, 환경, 핵심역량,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어우르는 적합화의 방법론은 조동성 서울대 교수의 '21세기를 위한 경영전략'(서울경제경영, 2002)에서 만날 수 있다. 조 교수는 전략경영을 전략개발, 전략실행, 전략평가의 세 가지로 나누어, 외부환경과 내부능력을 적합화시키는 경영혁신기법 및 전략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조교수는 단순히 환경 적응을 통해 수동적으로 생존하는 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환경과 자원을 재구성하여 '가치창조 프로세스'를 만들어 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 6 아직도 기업이 좋은 환경과 멋진 호경기에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직도 강자만이 살아남는다고 생각하는가? 어떤 상황에서도 적합한 전략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시대를 이끌어 가는 리더가 해야 할 일이다. 서진영 < 자의누리 대표 sirh@centerworld.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