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망을 갖춘 파워콤 인수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데이콤과 하나로통신이 초고속인터넷 사업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년여만에 판촉활동을 재개한 데이콤의 경우 최근들어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반면 업계 2위인 하나로통신은 가입자가 줄어드는 사태가 벌어졌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데이콤 초고속인터넷인 보라홈넷 가입자는 지난 5월중 1만1천여명이 늘어 총 15만5천여명으로 불어났다. 지난 4월 보라홈넷 마케팅을 재개한 이 회사는 같은 달 2천여명의 가입자가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5월들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수십배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KT가 지난달 4만3천여명의 가입자가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실적이다. 데이콤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하루 평균 5백명 수준으로 증가하던 신규가입자가 이달 들어서는 6백명 선을 넘어섰다"며 6월에는 가입자가 2만명 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데이콤 초고속인터넷 사업의 호조는 △인터넷 가입시 이용요금 25% 할인 △파워콤 광동축혼합(HFC)망의 대역폭 확대 △전국 1백여개 유통망 구축 등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파워콤망은 기존 4백50MHz 대역을 7백50MHz로 개선,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한결 수월해져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데이콤은 연말까지 가입자를 40만명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반면 하나로통신은 지난달 가입자가 소폭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1만5천여명이 줄어든 데 이어 두번째 감소세를 보였다. 4월말 현재 가입자는 2백97만여명이었다. 하나로통신은 "전국 각지 케이블TV방송국(SO)들이 최근 월 2만원 내외의 저가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내놓고 있어 타격이 컸다"며 "가입비 면제,경품제공 등을 없애는 클린(Clean)마케팅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데이콤의 초고속인터넷 사업은 아직 시작단계지만 두루넷을 인수할 경우 가입자 기반이 대폭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하나로통신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파워콤에 이어 두루넷 인수전에서 맞붙어왔던 두 회사가 초고속인터넷 사업에서 일대 격전을 벌일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