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5:14
수정2006.04.03 15:16
아파트 리모델링이 재건축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건축은 정부 규제강화와 후분양제 도입으로 사업추진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반면 주민동의율 조건완화와 수익성 개선 등으로 리모델링사업의 메리트는 점점 커지고 있어 양자간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들어 압구정 현대5차, 이촌동 리바뷰맨션, 방배 궁전아파트 등의 리모델링사업 시공사가 잇따라 선정되면서 국내 리모델링시장이 본격적인성장기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리모델링이 추진되는 단지들의 경우 상징적인 의미가 기존 리모델링사업과는 비교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중평. 기존 리모델링사업의 경우 1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나 공무원아파트, 사원아파트 등이 주류를 이뤘었다.
그러나 압구정 현대5차의 경우 강남 아파트의 대명사격인 압구정 현대아파트가재건축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방배 궁전아파트는 단지 전체가 리모델링되는 첫 사례여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일 두 아파트의 리모델링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강남에 거센 '리모델링바람'이 불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쌍용건설 리모델링팀의 양영규 과장은 "후분양제 도입으로 재건축사업의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나는데다 오는 7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 시행되면 재건축사업 추진은 더욱 힘들어진다"며 "강남 단지들을 중심으로 재건축 대안으로 리모델링을 고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말 주택건설촉진법의 국회 통과로 리모델링사업에 필요한 주민동의율이100%에서 80%로 낮춰진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방배 궁전아파트의 경우 주민동의가 지지부진했으나 4월말 주촉법이 통과된후주민동의율이 급속히 높아져 한달만에 사업추진에 필요한 80% 이상을 확보할 정도로이 법은 리모델링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리모델링사업의 수익성도 재건축사업에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는 인식도 확산되는 분위기. 압구정 현대5차의 경우 기존 35평형이 51평형으로 신축되고 가구당 0.4대인 주차대수가 1.3대 1로 높아지는 반면 공사비는 재건축이 추진되는 인근 현대 3,4차와비슷한 평당 325만원에 머무른다.
방배 궁전아파트도 재건축사업의 조합원 분담금이 평당 350만원에 이르는 반면리모델링사업은 철거비와 골조공사비, 장기금융비용 등이 들어가지 않아 평당 197만원에 지나지 않는 상황이다.
이러한 수익성을 반영하듯 압구정 현대5차와 방배 궁전아파트의 가격은 시공사선정후 평형별로 5천만원 이상씩 뛰어오르기도 했다.
삼성물산 리모델링사업부의 이기환 과장은 "20년이 지났다고 해서 아파트를 다시 짓는 재건축사업의 환경적, 경제적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선진국처럼 국내 아파트시장도 서서히 리모델링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배 궁전아파트 리모델링추진위의 남상배 사무총장은 "4월말이면 벚꽃놀이를할 정도로 녹지가 좋은 아파트여서 환경파괴가 없는 리모델링사업을 주민들이 스스로 선택했다"며 "다른 강남아파트들도 그 가치를 깨달으면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까싶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