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업체 "해도 너무한다" ‥ 해운업계, 잇단 운임인상에 할증료까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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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운임을 대폭 인상해온 해운업체들이 또 다시 FEU(40피트 컨테이너)당 3백∼5백달러의 성수기 할증료를 부과키로 하자 수출입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할증료까지 추가로 물게 되면 국제 해상운임은 작년보다 50% 이상 오르는 것.
하주업체들은 이대로 가다간 '적자 수출'이 불가피해 선적을 보류할 수도 있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현대상선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을 운항하는 국제 선사들은 오는 15일부터 10월 말까지 아시아~미주 노선에 FEU당 3백달러의 성수기 할증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7월부터는 아시아~유럽과 아시아~중동 노선 운임도 FEU당 5백달러씩 각각 인상키로 했다.
이에 따라 미주노선은 지난 5월부터 적용된 인상분(7백달러)을 감안하면 FEU당 1천달러, 유럽 노선도 올들어 1월과 4월 두차례 인상분을 더하면 총 1천1백50달러가 오르게 돼 전체적으로 5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선사들은 또 7월부터 중국~호주 구간에 FEU당 1천달러, 한국~호주 노선에 5백달러씩 큰 폭으로 운임을 인상할 예정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라크 전쟁 조기 종결로 해상 물동량이 폭증하고 있어 운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최근 한진해운이 5천 TEU짜리 신형 컨테이너 선박을 중국~유럽항로에 투입하는 등 선사들은 증가하는 물동량을 흡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하주들은 해상운임의 단기 급등으로 북미와 유럽시장 진출을 포기해야 할 상황까지 도달했다며 크게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백색 가전제품이나 타이어 제지 등 마진율이 낮은 공산품 수출업체의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하주협의회 관계자는 "사스와 이라크 사태 등으로 수출여건이 악화됐는데 물류비까지 올라가면 어디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느냐"며 선사들에 운임 인상 자제를 촉구했다.
제지 타이어 등 저가화물의 경우 채산성 악화로 조만간 선적보류 사태가 속출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A타이어 상무는 "기존의 낮은 마진율을 고려할 때 할증료를 부담하게 되면 앞으로 적자수출도 배제할 수 없다"며 "바이어들과 가격협상을 다시 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B전자 전무는 "동남아산 제품과 가격경쟁이 치열한 전자레인지 에어컨 냉장고 등 백색가전의 경우 수출마진을 모두 운송료로 날리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C제지 상무는 "90% 이상 CIF계약(운임과 보험료를 수출자가 부담하는 계약)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제지업종은 운임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가장 심각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조일훈ㆍ김병일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