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시장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난공불락인 진로가 흔들리고 보해 두산 무학 등 3위권 주류사들이 약진하고 있다. 물론 진로측은 "흔들린다"는 말에 펄쩍 뛴다. 법정관리 개시와 노조의 생산 중단 투쟁에 따른 일시적인 후유증이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런 징후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쪽도 있다. 진로의 쇠락을 암시하는 불길한 징조일 수 있다는 풀이다. 법정관리와 제3자 매각이라는 악재가 진로의 30년 아성에 금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한국경제신문과 할인쿠폰 전문업체인 CMS(www.cms.co.kr)가 전국 3백개 대형 슈퍼마켓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주 시장 점유율 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진로의 시장 점유율은 3개월 연속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 2월 60.0%에서 3월 58.0%,4월 54.6%,5월 52.8%로 급락했다. 6월 들어선 51.6%까지 떨어졌다. 대표 브랜드인 참이슬도 3개월 연속 하락,5월 이후 점유율이 40%대로 추락했다. 특히 5월의 하락은 법정관리 신청 반대투쟁을 위해 생산을 중단했던 사태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진로가 주춤하는 사이 가장 약진을 보인 것은 두산의 산소주였다. 산소주는 2∼3월 시장 점유율이 6.1%에 불과했다. 하지만 4월에 6.3%로 상승한 뒤 5월 7.7%,6월 8.6%로 껑충 뛰었다. 진로가 5월12일부터 1주일간 생산을 중단하자 주류도매상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산소주를 대거 사들인 덕분이다. 지방 소주사들도 약진했다. 보해가 3월 9.2%에서 4월 10.3%,5월 10.5%로 점유율이 올랐고 6월 들어서는 10.6%로 높였다. 무학도 3월 7.0%이던 시장 점유율이 5월에 7.8%로 뛰었다. 다만 영남이 지역 기반인 금복주는 큰 변화 없이 15∼16%대 수준을 지켰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