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달러가치의 하락으로 수출채산성이 악화되는 등 유럽 경제가 위기상황에 처해있지만,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는 유럽 기업들도 있다. 프랑스의 미쉐린,독일의 BMW 등이 그 대표적 사례다. 이코노미스트 최신호(6월7일자)는 "미 달러가치가 최근 6개월간 유로화 대비 20% 가까이 추락,유럽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지만 일부 대기업들은 달러표시 원자재구입 확대 등의 적극적인 대응책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달러표시 원자재를 사들여라= 타이어 메이커인 프랑스 미쉐린은 '약(弱) 달러'를 극복하기 위해 달러표시 원자재를 적극 사들여왔다.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달러표시 원자재 가격도 그만큼 하락,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미쉐린은 회사 차원에서 원자재 수입선을 다변화,유로화가 아닌 미 달러로 값이 매겨진 천연고무나 인쇄잉크 카본블랙(carbon black)의 구입을 독려하고 있다. ◆생산기지를 다각화하라=독일 자동차 회사인 BMW는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미국 및 영국에서의 증산 전략으로 오히려 달러약세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 회사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은 올 생산목표치를 1994년 준공 이래 최대치인 연 15만대로 잡았다. BMW는 올들어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영국 미니스 공장에서의 증산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독일 가정용품 업체인 프로이든베르크는 매출의 3분의 1이 북미지역에서 이뤄질 정도로 생산·판매의 현지화 전략으로 환율위기를 넘긴 경우다. 전세계 44개국에 생산공장을 소유한 이 회사는 더 많은 국가로 생산기지를 다각화해,외환 리스크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달러로 돈을 빌려라=유럽 기업들은 달러표시 회사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 때도 유로 대신 달러로 대출을 받는다. 향후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그만큼 채무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5월 말 현재 유럽 기업들의 은행 융자 중 70% 가까이가 달러표시 대출이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