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4박자의 상품이라는 말이 있다. 품질 유통 광고 판촉이 잘 맞아야 수많은 경쟁제품을 누르고 장수상품 반열에 오르는 영광을 맛볼 수 있다. 국내에서 이름값을 하는 술을 보면 한결같이 이 4박자가 잘 어우러진 화음의 결과임을 알 수 있다. 4박자의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야 술다운 술이 돼 애주가의 입맛을 잡을 수 있다. 소주시장의 대박상품은 진로의 참眞이슬露이다. 오늘의 진로를 있게 한 효자상품 중의 효자상품이다. 지난 98년 10월 첫선을 보인 이후 지난 5월 말까지 55개월 만에 50억병의 판매실적을 거뒀다. 출시 6개월 만에 1억병,9개월 만에 2억병,14개월 만에 5억병 판매는 국내 소주 사상 최단기간 최다 판매량으로 기록돼있다. 참이슬 성공의 비결은 기존의 소주맛을 과감하게 바꾼 혁신에 있다. 대나무숯으로 여러차례 정제해 불순물을 제거,독하고 씁쓸한 뒷맛을 없앴다. 주류업계 최초로 특허를 받은 '죽탄과 죽탄수 제조방법'이 열쇠였다. 여기에다 알코올 도수를 22도로 낮추는 소주의 혁명을 시도했다. 국순당의 백세주는 전통주 시장의 기린아로 코스닥시장에서 국순당을 우량주로 만들었다. 지난 92년 시장에 나온 백세주는 현대화된 전통주 시장을 제품경쟁력으로 세운 장수제품이다. 백세주가 나오기 전만해도 전통주는 지역특산물인 민속주가 주종을 이뤘다. 업소와 일반음식점에서는 이렇다할 인기제품이 없었다. 이 제품은 구기자 오미자 인삼 등 10가지 한약재를 넣어 독특한 맛을 창조했다. 생쌀을 가루로 만든 뒤 술을 담는 '생쌀발효법'은 아직도 베일에 싸여있다. 백세주는 6년 만인 지난 98년 1천만병의 판매고를 기록한 이후 전통주 시장을 평정했다. 시장점유율이 무려 70%에 달하는 것이다. 와인시장에도 오래된 장수제품이 있다. 바로 두산주류BG의 마주앙 브랜드.마주앙은 국산 브랜드로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마주앙 모젤,메도크,스페셜화이트,레드 등 4종류가 있다. 이중 마주앙 스페셜화이트는 지난 77년 첫 시판된 이후 26년간 시장을 지켜오고 있다. 맥주시장에서는 하이트맥주와 오비카스가 장수상품으로 꼽힌다. 하이트는 지난 93년 돌풍을 일으킨 이후 10년 만에 5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이트는 소비자들의 변화에 대응한 최대 흥행작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소비자들은 환경과 물의 깨끗함에 눈을 뜨던 때였다. 이때 하이트는 1백% 암반수라는 제품 컨셉트와 마케팅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여 일거에 시장을 휘어잡았다. 오비맥주에는 카스가 있다. 깨끗한 맛과 톡쏘는 상쾌한 맛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카스 소비자는 카스만 마신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1백% 비열처리공법으로 만들어 신선한 맛을 유지하는 것도 경쟁제품과 다른 점이다. 특히 20대를 겨냥한 튀는 마케팅으로 인해 젊은층을 주고객으로 보유하고 있다. 장수제품은 위스키 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위스키는 숙성연도가 오래된 것일수록 고급으로 분류되는 만큼 장수제품이 많은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중 진로발렌타인스의 임페리얼은 장수위스키의 원조로 불린다. 지난 94년 4월 임페리얼클래식은 국내 최초의 프리미엄위스키라는 타이틀을 내걸며 시장에 나왔다. 이후 9년간 연속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시리즈도 효자상품으로 통한다. 이중 윈저17은 지난 99년초 '국산 최초의 슈퍼프리미엄급 위스키'라는 수식어를 얻으면서 대성공을 거뒀다. 위스키 본고장인 스코틀랜드 최고의 마스터블렌더와 한국 최고의 마스터블렌더가 합작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위스키를 바꾼 것이 성공비결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스카치블루도 97년말에 선보인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성장해왔다. 21년산 스카치위스키 원액과 6년산 원액을 섞어 한국 젊은 고객에게 맞춰 맛과 향을 낸 것이 주효했다. 시바스리갈은 페르노 리카 코리아의 장수제품으로 위스키 애주가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브랜드다. 선물세트 시장에서 고급선물세트로 인기가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40대와 50대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