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제품으로 명품에 도전한다.' 시계 안경 도자기분야를 선도하는 중견·중소기업들이 명품 생산과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고소득층의 경우 불황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이다. 시계업체 오리엔트(대표 강춘근)는 '파라오'를 내놓고 고소득층 공략에 나섰다. 사각 문자판 양쪽에 다이아몬드와 큐빅을 여러줄 박은 화려한 제품들로 남성용 다이아몬드 제품의 경우 최고 가격이 2백90만원에 이른다. 이 제품은 기존 유통채널 중 엄선한 1백40개 전문점을 통해서 공급하고 있다. 파라오는 지난달 첫 출시 이후 한달여 만에 출고량의 85%가 판매돼,4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안경업체 서전(대표 육동창)은 6월 초 30대 후반부터 50대를 겨냥한 럭셔리 보석안경테 '플라이어-베타'를 출시한다. 최고급 아세테이트와 초경량화된 티타늄 소재를 사용했고 루비와 사파이어 등 화려한 색상의 보석류로 장식했다. 가격은 28만원 정도다. 15만원 수준인 기존의 자사제품과 비교하면 아주 고가인 셈이다. 가을에는 50만∼60만원대의 안경테도 선보일 예정이다. 육동창 대표는 "전문 모델을 기용한 차별화된 인쇄광고물 제작을 통해 명품의 이미지를 심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2천30개 가맹점을 중심으로 한정된 물량을 내수시장에 공급하고 수출에도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도자기(회장 김동수)가 최근 선보인 고급 선물용 도자기 '프라우나'는 국내외 고가시장을 겨냥한 커피잔세트와 꽃병이다. 이들 제품의 디자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도자기업체로 꼽히는 영국 로열덜톤과 웨지우드 출신의 디자이너들이 맡았다. 예술성과 실용성을 결합한 이 제품은 작은 커피잔 한 개가 10만원,커피잔 뚜껑 컵받침(3피스)은 10만원 후반에서 20만원,커피주전자는 30만원 수준이다. 판매는 선별된 유명 백화점과 한국도자기의 일부 매장을 통해서 이뤄진다. 프라우나를 총괄하는 김영목 본부장은 "특수 주문 제작한 가구와 인테리어로 백화점 매장 분위기를 차별화하고 직영점 내에는 프라우나만을 위한 별도의 '숍-인-숍'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중소기업의 명품 도전에 대해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연구원은 "구매력이 높은 상류층은 경기가 나빠도 영향을 덜받고 명품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게 특징"이라며 "이에따라 고소득층을 겨냥해 명품 생산에 나서는 중견·중소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