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사무실ㆍ공장 임대 안되는데…신규분양은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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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재건축아파트와 주상복합.오피스(사무실) 신규분양 등 분양시장 중심으로 투기자금이 몰리면서 거품이 증폭되고 있다.
반면 오피스 및 공장 임대 등 '사업용 부동산'시장은 경기침체로 매물이 늘어나고 임대료가 떨어지는 등 불황의 여파가 밀려오고 있다.
저금리와 경기부진이 겹치면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신규분양과 재건축시장에 몰려 '묻지마 투자 양상'을 연출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오피스 오피스텔 임대공장 등 부동산시장의 기성상품들은 경기부진으로 휴ㆍ폐업 도산이 속출하면서 수급이 역전돼 매매 및 임대가격이 속락하고 있다.
'기존의 사업용 부동산' 시장은 경제상황(불경기)을 그대로 반영해 가격 하락 등 불황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데 반해 신규분양 시장은 '수건돌리기'식 '머니게임' 양상을 보이는 등 부동산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부동산개발 업체인 ㈜신영의 최상규 부장은 "초저금리로 인해 0.1%라도 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곳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동산시장 가운데서도 신규분양 및 재건축 시장은 미래가치에 대한 적정한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묻지마 투자'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신규분양에 거품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은 분양아파트 등이 기성 상품화(아파트 완공 및 입주)되기까지 2~3년 정도 걸리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분양권을 획득한 후 시장상황이 나빠지더라도 중도에 전매할 수 있어 당장 임대료 하락에도 매도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만약 현재 분양아파트들의 입주시까지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거품 붕괴(가격폭락)'는 불가피하다.
반면 앞으로 수출이든 내수든 경제상황이 좋아져 수요가 되살아날 경우 '거품'이 아닌 '자산증식'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신규 부동산상품도 현물시장의 경기상황을 장기간 거스를 수는 없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박사는 "거시경제 지표 악화로 기업들이 투자를 대폭 감축하고 자영업자들의 도산 등 수요 감소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분양시장만 오름세를 계속하기는 불가능하다"며 "현물시장의 경기불황을 무시하고 선물시장(신규분양)에 '묻지마 투자'를 계속할 경우 거품 붕괴에 따른 손실이 필연적이며 이는 '수건 돌리기 게임'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특히 2년 전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으로 건설 붐이 일며 '우후죽순'으로 착공된 오피스텔 등의 입주시기가 집중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하락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경기하락까지 겹칠 경우 부동산시장 전반의 '거품붕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