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떴다방'(이동중개업자)들의 분양권 '폭탄돌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일부 아파트의 경우 당첨자 발표 전에 5천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이 형성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분양권 폭탄돌리기는 당첨자 명단을 미리 확보한 떴다방들이 당첨자 발표 하루 전에 서로 분양계약서를 사고 팔면서 프리미엄을 단계적으로 높여 가는 과정을 말한다. 떴다방들은 '피(P:프리미엄의 약자)작업'이라 부른다. 예컨대 당첨자 발표 전날 미리 명단을 확보한 A떴다방이 분양계약서를 1천만원에 사들인 뒤 다시 B떴다방에 장당 5백만원씩을 붙여 1천5백만원에 팔아넘긴다. B떴다방은 다시 C떴다방에 2천만원에 판다. 이런 식으로 3~4차례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프리미엄은 당첨자가 공식 발표되기도 전에 수천만원까지 뛴다. 최근 경기도 일산 가좌지구에서 분양된 '벽산블루밍' 아파트 39평형의 경우 당첨자 발표 하루 전날인 15일 밤부터 16일 새벽 사이 1천5백여명의 떴다방들끼리 이같은 폭탄돌리기식 거래를 통해 프리미엄을 5천만원까지 끌어올렸다. 문제는 떴다방들이 1천명 가까이 떼를 지어 다니며 가격을 왜곡하고 있다는데 있다. 비(非)투기과열지구의 분양시장 과열도 이들이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기도 동두천과 양주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 앞은 이들 떴다방들로 가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주 동두천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당첨자 발표 때도 모델하우스 앞에 거대한 '분양권 야(夜)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률이 수십 대 1에 달한 주상복합의 실제 계약률이 크게 낮은 것도 이들 떴다방들의 농간 탓"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