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4:18
수정2006.04.03 14:21
top@samkyung.co.kr
우리는 대란 속에 살고 있다.
이라크전쟁의 열기가 사그라드는가 했더니 화물노조파업 대란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다.
그러한 대란 속에서 소리는 나지 않지만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조용한 대란이 있다.
정부기관의 인사이동이다.
올해는 신정부 출범 이후여서인지 예년보다 인사이동이 꽤 오래 끄는 것 같다.
직급 별로 이루어지는 인사이동을 기다리다 '기린 목'이 된 중소기업인들도 꽤 많은 듯하다.
사람이 바뀌면 새로운 정책에 대해 한 두달은 익숙해 져야 하고 그래서 기업인 입장에서는 서너달은 훌딱 지나가 버린다.
정부 정책에 영향받는 기업인일수록 답답할 수밖에 없고 사업이 계획대로 잘 될 수 있을까 걱정도 하게 된다.
최근 들어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이 세미나 참석 등으로 조금 바빠진 것을 보면 이제 인사이동이 막을 내린 듯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주엔 과천에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과 개선방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아직은 부족함이 많은 작은 기업인이지만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늘 변혁기를 이야기할 수 있어서 책임감과 감사함을 느낀다.
그 날 회의실을 들어설 때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걱정이 먼저 밀려왔다.
'했던 이야기가 또 되풀이 되지는 않을까? 인사이동까지 있었는데….'
그러나 그 날 회의는 뜻밖에 만족스러웠다.
그간 몇 차례 바쁜 시간을 쪼개 중소기업을 위해 주장했던 정책들 대부분이 잘 정리되는 것 같았다.
금융지원사업,마케팅지원사업 등등….회의에 참가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다른 부서와의 정책협의 과정이 잘 될까 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는 것은 왜일까.
돌이켜 보면 중소·벤처기업육성 정책은 그동안 각 부처에서 많이 쏟아져 나왔지만 제대로 성공한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또 정책이 벤처기업 거품으로 이어지는 좋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이제 이러한 실패가 되풀이 돼서는 안 되겠다.
그리고 계획수립도 중요하겠지만 어디까지 실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안에 따라서는 부처간 협력이 정책의 효과적인 집행에 매우 필요하다고 본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대기업들 사이에서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본다는 설명이다.
중소기업이 하루빨리 건강한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