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4:04
수정2006.04.03 14:06
cw.lee@geahk.ge.com
GE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 중의 하나는 윤리다.
싱가포르에서 GE 동남아태평양본부 책임자로 근무할 당시 '투명하지 못한 비즈니스 관행을 갖고 있는 나라에서 비즈니스상 행동의 기준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어떻게 판단하면 좋겠는가'라고 내부 변호사에게 문의한 적이 있다.
그는 간단히 '뉴스페이퍼 테스트(Newspaper Test)'라고 했다.
신문에 보도되었을 때 회사나 개인에게 문제가 없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해 행동하라는 것이다.
GE의 13개 윤리규정 가운데 하나인 '부적절한 지급(Improper payment)'은 뉴스페이퍼 테스트가 적용되는 좋은 사례중 하나다.
싱가포르에선 의과대학장에게 전화해서 아침식사나 함께 하자고 제의해 'OK'하면 진행 중인 의료장비 입찰건이 잘 안되고 있고 'No'하면 잘 돼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선 첫째,거래처를 접대할 때 뉴스페이퍼 테스트를 실행해 보는 게 좋다.
선진국에선 일반적으로 1백달러가 넘는 선물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우리의 관습은 어떠한가.
수천만원,수억원을 받고도 '대가성'이 없다는 우스꽝스러운 답변을 듣는 일은 이 테스트만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둘째,법인카드 사용이 모호할 때가 있다.
답은 간단하다.
애매하면 개인카드를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이 신문에 났을 때 사람들이 회사와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고려하라는 것이다.
GE에선 공사가 불분명하면 개인카드를 사용한다.
많지도 않은 금액으로 마음의 가난뱅이가 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셋째,접대를 받는 쪽에서도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분명히 피할 필요가 있다.
오얏나무 밑을 지나가면서 갓끈을 매지 말라 하지 않던가.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갑과을'이라는 불평등한 관계가 형성돼 있고 이들간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보도 또한 끊이지 않는다.
뉴스페이퍼 테스트는 간단하고 명쾌한 판단기준이다.
우리 선현들께서도 신독(愼獨)을 강조하지 않았던가.
스스로 떳떳한 것이야말로 경쟁력을 배가시킬 것이다.
간단한 방식이지만 뉴스페이퍼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행동을 사전에 판단해 본다면 우리 사회는 좀 더 투명해지고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사회면 기사도 적게 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