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들이 신경전달물질과 단백질 등이 세포 내에서 이동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기존 이론을 바꿀 수 있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12일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과학저널 '네이처 스트럭처럴 바이올로지'는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신연균 교수(생화학 생물리학)와 김창섭 박사(현 세종대 연구원),권대혁 박사(현 안동대 교수)가 내놓은 세포 내 신경전달물질 이동과정에 관한 논문을 인터넷으로 공개했다. 이들 연구진은 세포 내에서 작은 주머니(소낭)에 쌓여 이동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목표 세포로 들어갈 때 소낭과 목표 세포의 막이 결합하며 이 과정에서 칼슘이 두 막을 결합시키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이 저널은 전했다. 김창섭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그동안 세포 내 물질이동을 설명해 온 기존 이론(SNARE가설)이 밝히지 못한 소낭과 세포막간 결합과정을 규명했다"며 "이제 가설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SNARE 가설'에서는 세포막과 소낭의 막에 존재하는 SNARE 단백질들이 자발적인 상호작용으로 복합체를 만들면서 융합,소낭 내부 물질이 배출된다고 설명해 왔으나 이 단백질들이 칼슘이 없는 생체막과 유사한 환경에서는 복합체를 형성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 연구진은 생체막과 유사한 상태에서 SNARE 단백질을 분석,구조적인 문제로 SNARE 단백질 복합체가 생성되지 않음을 확인하고 이 과정에서 칼슘이 SNARE 단백질 결합의 장애물을 없애 막의 결합을 가능케 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세포 내 물질이동은 생명현상의 필수과정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SNARE 단백질의 경우 문제가 생기면 기억상실과 정신분열을 일으키는 등 뇌의 기억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박사는 "이 연구로 막 융합 현상을 규명,생명체 내 물질이동 현상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막 융합을 이용한 약물치료나 유전자치료 등 생물공학적인 응용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