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루와 고려제약이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관련주로 부상하며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두 회사 대주주들이 지분을 대거 처분했다. 특히 두 회사 모두 사스 관련주임을 주장하는 내용의 공시를 내보낸 후 대주주측이 주식을 매도,불공정 매매 의혹을 사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루의 최대주주인 강문식 사장은 지난달 30일 76만6천여주를 팔아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강 사장의 친인척으로 특수관계인인 배창호씨와 박철승씨도 같은 날 각각 13만3천여주와 3만주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이로써 강 사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하루 만에 47.4%에서 35.2%로 14.8%나 낮아졌다. 강 사장 및 특수관계인이 파루 지분을 처분한 것은 사스의 반사이익 랠리가 정점에서 꺾일 무렵이었다. 파루 주가는 3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6백∼7백원에 머물렀으나 사스 확산에 따라 4월28일 3천1백원까지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파루는 사스 관련주임을 부각시키는 공시를 내보내 주가 급등을 부추겼다. 파루는 지난달 7일 손청결제 '플루'가 독일의 피부 무해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공시를 냈다. 지난달 25일엔 '플루'가 사스 발생 이후 아시아나항공 등에 신규 공급되고 있어 향후 관련 상품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공시했다. 고려제약은 지난달 4일 자사 제품 '펜타글로빈'이 사스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독일 교수의 견해를 공정공시 형태로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고려제약 주가는 4월3일 7천원대에서 4월25일 2만5천원까지 치솟았다. 이 회사의 2대주주 겸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인 김동일씨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이틀에 걸쳐 보유주식 11만6천여주(10.6%)를 전량 처분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파루와 고려제약이 호재성 공시를 낸 후 대주주들이 보유주식을 처분했다는 점에서 불공정 매매 가능성이 있으며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