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최고경영자를 뽑지 못해 경영공백 상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최대 12억달러의 외자유치 추진을 둘러싸고 하나로통신 임원진과 1대주주인 LG그룹이 갈등 양상을 보여 최악의 경우 심각한 자금난에 빠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9일 이사회를 열어 최고경영자 후보 추천을 논의했으나 오는 7월18일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총을 소집키로 했을 뿐 후보를 선출하지 못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AIG 뉴브리지캐피털 등과 최대 12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를 추진중이므로 이 문제를 매듭지은 뒤 최고경영자를 뽑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LG그룹의 데이콤이 외자유치의 전제조건으로 협력 방안을 제안했으나 하나로통신의 입지를 지나치게 좁혀놓은 내용이어서 협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이콤은 △하나로의 자가망을 파워콤으로 넘겨 망확대 경쟁을 자제하고 △시외·국제전화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데이콤의 시외·국제전화와 하나로의 시내전화를 묶음상품으로 내놓으며 △데이콤은 가정 시장,하나로는 기업 시장에 집중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통신은 올해 갚아야 할 1조1천억원대의 부채 중 5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