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발 통신사업자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 1.4분기중 국내 통신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서도 이동통신과 유선통신분야의 1위업체인 SK텔레콤과 KT의 매출증가세는 이어져 시장점유율이 더욱 높아졌다. 반면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후발업체의 영업실적은 부진하게 나타났다. ◆ 이동통신업계 =LG텔레콤은 7일 지난 1.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12.0% 줄어든 5천1백83억원, 순이익은 58.4% 감소한 1백78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업계 3위인 LG텔레콤의 1.4분기 매출액은 같은 기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올린 영업이익(7천5백9억원)에도 크게 못미친다. 이로 인해 LG의 경쟁여건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가입자당 월매출액(ARPU)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4만2천8백95원에 달하지만 LG텔레콤은 3만5백42원에 그쳐 부가가치면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향후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데이터 부문의 가입자당 매출액도 SK텔레콤이 5천68원이지만 LG텔레콤은 4천3백30원으로 성장잠재력면에서도 LG가 뒤처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위 업체인 KTF의 사정도 비슷하다. KTF는 지난 1.4분기중 매출이 9% 줄었고 영업이익도 16% 감소했다. 반면 SK텔레콤의 경우 매출증가율 16%, 영업이익증가율 13%로 시장지배력이 강화되는 추세가 이어졌다. ◆ 유선통신업계 =주력사업인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KT의 독주현상이 지속돼 후발사업자들을 생존위기에 빠뜨리고 있다. 초고속인터넷 1위 사업자인 KT는 올들어 4월까지 총 4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 2위 업체인 하나로통신은 같은 기간 가입자가 10만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시장점유율 48%를 보이고 있던 KT가 올들어 신규 시장의 80%를 휩쓸어간 것이다. 1.4분기 실적도 KT는 침체국면으로 접어든 유선통신사업자로선 좋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후발업체인 하나로통신은 1백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양종인 동원증권 수석연구원은 "통신서비스업의 경쟁력은 자금력에서 나오고 가입자가 많을 수록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은 경쟁여건 아래에서는 선·후발업체간 수익률 격차가 계속 벌어질 수 밖에 없어 후발사업자들이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대책은 없나 =하나로통신은 "후발업체들이 KT에 대항해 출혈경쟁에 나설 수 밖에 없고 이는 경영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출혈경쟁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정부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후발사업자를 하나로 묶어주는 업계의 재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염용섭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통신방송정책연구실장은 "선발사업자에 대해 어느 수준으로 규제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후발업체가 자생력을 가질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데 실기(失氣)할 것을 우려했다. 이와관련, LG텔레콤은 단말기 보조금 허용시 보조금 차등적용을, 데이콤과 온세통신은 'LM(유선→이동전화 통화)시장 개방'을 정통부에 각각 요청하고 있다. 장규호.김남국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