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전기다리미 개미집 .. 이정균 <을지대학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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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ck@emc.eulji.ac.kr
숲의 주인공은 나무다.
나무는 공장장이요,사장님이다.
숲의 질서는 인간세계의 질서를 빼어 닮았다.
바람이 솔솔 들어오는 문에는 문풍지를 바르고,흙벽은 자연 친화적이었고,천장에서는 쥐들이 체조를 하는 것이 초가집의 풍경이 아니었던가.
어느날 아파트 주방 싱크대에는 눈에 겨우 보일 듯 작은 개미들이 줄을 이었다.
약을 뿌릴까.
그런데 며칠 후에는 개미를 찾을 길이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흰색 와이셔츠를 다리미질 하면서 그 의문이 풀렸다.
물뿌리개를 누르고,스팀코크를 눌러 더운 수증기를 뿜어 다리미질을 하고 있었는데 흰 와이셔츠에는 검은 티가 수없이 내려앉았다.
개미들이 화상을 입고 모두 죽어 나자빠져 있는 것이 아닌가.
인간은 개미 서식지에 시멘트를 치덕치덕 바르고,자연 환경을 손상해서 한치 여유없이 근대 건축기술로 아파트를 지어 놓았으니 개미들이 살 곳이 어디 있겠는가.
집안을 돌아다니다 전기다리미 스팀구멍을 찾아 그들 속성대로 피난살이 했었는데 그나마 뜨거운 스팀 세례를 퍼부었으니….
근대 건축기술로 방풍,방음장치를 하면서 까칠까칠하고 따가운 그라스울로 벽과 천장을 처리하면서 쥐들이 얼씬도 할수 없게 되었으니 주거환경도 좋아지고 전염병도 없어졌다.
겨울 산행 중 산짐승의 발자국은 등산객이 즐겨 다니는 곳과 일치하니 놀라운 일이다.
어두운 아스팔트 산간도로에 가끔 고라니의 주검을 본다.
그들도 다니는 길이 있다.
올챙이가 개구리가 되면 신작로를 가로 질러 이동하게 되는데 봄철 길에는 널부러진 개구리의 시체를 많이 볼수 있다.
자연 생태계를 고려하여 길을 닦고 동물보호를 우선해야 되지 않을까.
한강 밤섬은 철새의 낙원이다.
그러나 한강 모래 채취는 먹이 사냥터를 잃게 만들어 잠은 밤섬에서 아침식사는 멀리 다른 곳에서 하고 있는 실태는 북한 땅 연백평야에서 밤을 샌 기러기들이 서해상 군사분계선을 넘어 강화교 동도로 날아와 먹이를 먹고 가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보았다.
지리산 반달곰 소식은 낭보였다.
반달곰 추적 발신기 추적에서는 등산객의 함성이 곰을 놀라 뛰게 만들었다니 위험신호 '야호'는 호연지기 발산에는 쓰지 말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