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0.8%,제일모직 -36.1%,삼성SDI -11.9%….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올 1분기 당기순익 감소율이다. 삼성 계열사 대부분은 이처럼 작년보다 악화된 실적을 내놓고 있다. 시장은 이들 기업이 모두 업종별 대표주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한국시장을 대표하는 동시에 외국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이라는 뜻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악화는 시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외국인의 매도타깃이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시장이 추세적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해선 삼성그룹 계열사의 주가 반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삼성 계열사에 대한 투자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정보기술(IT) 경기의 침체로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등의 실적이 당장 호전되기 어렵다는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또 내수경기 침체로 제일기획 제일모직 등의 실적도 크게 나아지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반해 이들 기업의 현재 주가는 실적악화를 충분히 반영했다는 점에서 매수할 때가 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경기회복 등을 예상한 선취매 전략을 검토해볼만 하다는 것이다. ◆하락한 1분기 실적 공정공시를 한 계열사중 당기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삼성전자가 전년동기보다 40.8% 줄어든 것을 비롯 제일모직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SDI의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D램 가격 급락과 핸드셋 부문의 수익성 하락으로 이익 감소폭이 매우 컸다. 삼성전자 전기 SDI등 이른바 '전자 3인방'의 실적 악화는 특히 두드러졌다. 전자는 영업이익이 35% 줄었고 SDI는 26%,전기는 67% 감소했다. IT경기가 침체되고 반도체가격이 하락한 게 결정적인 이유였다. 대표적 내수업체인 제일기획과 제일모직의 영업이익도 21%와 11% 줄어들어 침체된 내수경기를 그대로 반영했다. ◆향후 전망은 당장 실적이 호전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 3인방의 경우 IT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곤 있으나 사스(SARS)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제품의 상당부분을 중국에서 만든다. 중국에 판매하는 물량도 많다. 사스가 중국에서는 확산일로에 있어 이들 업체의 실적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내수업체의 실적전망도 불투명하다. 국내경기가 침체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질 못하고 있어서다. ◆시장의 관심 집중 외국인투자자의 반응이 주목된다. 외국인은 올들어 삼성그룹 계열사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왔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작년 4월 60%를 육박했으나 현재는 50%를 간신히 웃돌고 있다.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이 발빠르게 비중을 줄여왔다는 뜻이 된다. 시장은 이같은 매도공세가 지속될 것이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삼성그룹 계열사는 한국의 업종대표주로 구성돼 있어 사실상 한국시장 자체로도 볼 수 있다"며 "외국인이 종합주가지수 600이하에서는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강도높은 매도공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투자정보팀 오현석 과장은 "추가 매도공세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주가의 하락폭이 크다는 점에서 선취매할만하다"며 "그러나 시장전반에 대한 인식전환이 나타나지 않아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