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과 한국여성민우회 등 환경 시민단체 대표 1백명은 28일 서울 동숭동 흥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현 정부에 환경관련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1천1백63명의 서명을 담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선언문을 통해 "노무현 정부는 새만금 간척사업,방사성폐기물 처리장과 경인운하 건설,경유차 허용 여부 등 환경현안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국민의 건강과 미래 세대 환경권을 위해 각종 규제완화 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주장했다. 현 정부 들어 시민·환경단체가 정부정책에 반발한 사례로는 우선 경유승용차의 내수판매 허용 문제를 들 수 있다. 지난 3월 경제부처들이 2005년부터 경유승용차 내수판매를 허용키로 하자 환경단체들은 환경부 폐지론까지 제기하며 격렬히 반대했다. 새만금 간척사업을 둘러싼 정부와 시민단체의 힘겨루기도 여전하다. 노 대통령은 지난 2월 전북도민 공청회에서 공사를 중단시킬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자 환경단체들은 종교단체들과 연대해 지난달 28일부터 '새만금 살리기 삼보일배(三步一拜)'행사를 열어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북한산 국립공원내 사패산 관통도로 건설도 마찬가지다. 서울 외곽순환도로 중 북한산국립공원 관통구간인 4.6㎞에 대해 시민·환경단체들이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강력 반발하자 노 대통령은 지난해말 대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제시했었다.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와 환경부는 민간환경단체들과 협의를 거친 사안이기 때문에 별 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재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이밖에 경부고속철도 천성산∼금정산 구간 터널공사와 경인운하 건설 등 많은 국책사업에서 정부와 시민단체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의 한 관계자는 "출범 두달을 넘긴 참여정부가 수도권 신도시 건설 등 개발과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을 중시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경제문제를 해결한 이후에 환경을 생각하겠다는 발상은 구시대적이고 반개혁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책결정 과정에서 환경문제를 중요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경제적 이익을 무시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환경 문제에만 신경쓰면 될 환경단체가 경제성까지 들먹이며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