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요 상장 증권사들이 2002회계연도(2002년 4월∼2003년 3월)에서 무더기 적자를 냈다. 25일까지 실적을 공개한 18개 상장 증권사들 중 적자를 면한 곳은 닛코코디얼그룹과 다이와 등 5개사에 불과했을 뿐 나머지 13개사는 최고 2백30억엔(미쓰비시)의 경상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원인은 장기에 걸친 주가 하락으로 매매 수수료 수입이 격감한 데다 보유 주식에서도 상당 규모의 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는 오는 30일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나 채권 부문의 수익증가로 대규모 흑자가 예상된다. 흑자를 낸 5개사 중에는 마쓰이 이트레이드 등 인터넷 거래 전문 증권사 2개가 포함됐으며 특히 마쓰이는 35억엔의 흑자로 순익 랭킹 3위에 올라 시선을 끌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채권 등 주식 이외 타 금융상품의 운용 수익과 인터넷 거래 및 구조조정에 어떻게 대응했느냐에 따라 증권사별 순익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가장 실적이 좋았던 닛코코디얼과 다이와의 경우 판매,일반관리비를 각각 전년 대비 6%와 11% 절감하는 초긴축 경영을 강력히 밀어붙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와는 외화표시채권과 수익을 매달 분배하는 외채형 투자신탁 판매에 주력한 것이 특히 수익제고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닛코코디얼 또한 수익원 저변 확대에 힘을 쏟으면서 주식매매 수수료가 순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19%까지 떨어뜨렸다. 한편 주가하락세가 두드러진 2002년 5월 이후 도쿄증시 1부의 하루 평균 매매대금은 전년 대비 10.2% 줄어든 7천2백90억엔에 그쳐 증권사들이 매매수수료 수입에 상당한 타격을 받았음을 뒷받침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