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노사분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권기홍 노동부 장관 중재로 2개월간의 노사분규를 극적으로 타결한 지 한달여만에 노조가 유효기간이 1년 이상 남은 단체협약을 갱신하자고 요구하고 나와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25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회사측은 이달 들어 임금협상에 응할 것을 노조에 제안했으나 노조측이 임금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단체협상을 먼저 진행할 것을 요구해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측은 △주5일 근무제 도입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철폐 △근골격계 직업병 대책 마련 △노조활동 보장 등 네가지를 단협요구안으로 내걸고 있다.


이는 민노총 금속노조 산하 95개 사업장 노사 대표가 지난 22일 합의한 '중앙교섭'상에 명시된 협상 내용이다.


회사측은 단협의 유효기간이 2년으로 내년에 갱신되는 만큼 올해는 임금협상만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단협 규정상 노사 한쪽이 보충협약을 요구할 경우 상대가 응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보충 단체협상 형식으로 4개 사안을 풀어가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 산하 최대 사업장이지만 지난해 사측이 노조의 집단교섭 방식에 문제를 제기,양측 갈등으로 산별 기본협약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번 중앙교섭 대상에서는 빠지게 됐다.


임금협상과 관련해서도 노조는 1인당 월 12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회사측은 수주 부진 등으로 경영상황이 악화돼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주장이어서 임금협상 자체도 쉽사리 타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다 해고자 복직 문제도 아직 노사간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 1월 노조원 분신사망으로 촉발된 사태에서 노조에 많은 부분을 양보한 만큼 더이상 끌려갈 수 없다는 입장이고 노조는 투쟁력을 계속 키워간다는 방침이어서 양측의 입장차는 좁혀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금속노조 산하 단위사업장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라며 "금속노조가 단위사업장과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양측간의 '세(勢)'대결 양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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