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5일자) 20, 30대 절반이 이민 가겠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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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일수록 한국사회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강하고 20∼30대중 절반 이상이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는 한 경제연구소의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이 조사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난맥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특히 정부당국자 및 사회지도층들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좌절감이 너무 크고 또 이는 가치관의 혼돈으로 이어져 '이민이라도 가야겠다'는 현실도피적 인식을 낳고 있다고 봐야 한다. 적극적인 참여로 사회를 바꾸려 하기 보다는 일단 현실을 벗어나고 보려는 생각은 분명 문제가 있다. 기성세대의 눈으로 보면 민족 역사상 가장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세대인데도 너무 편하게 성장해 지나치게 나약한 것이 아니냐는 느낌도 없지 않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의 나약함을 탓하기 앞서 이런 심각한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일층 강화해 나가는 것이 더욱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임은 분명할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좌절감을 느끼는데는 뿌리깊은 부패구조, 부동산가격 폭등, 교육문제 등 3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옳다.
'한국 사회의 부패가 심각한 수준'이라는데 동의한 비율이 20대는 83.1%,30대는 79.0%에 달한다.
이들은 '성공에는 연줄이나 집안배경이 중요하다'거나 '원칙대로 하면 손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공공부문과 정치인의 부패가 특히 심각하다고 나타난 점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부동산가격 폭등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최근 몇년간 부동산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봉급생활자들은 10년 이상을 저축해도 내집 마련이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다.
열심히 노력해도 별 볼일이 없다는 부정적 현실인식이 팽배,젊은 세대들이 '동기'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교육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개성을 무시한 획일적 교육이 이뤄지는데다 학원이다 과외다 해서 경제적 부담이 너무 무겁다.
게다가 취업조차 쉽지 않으니 모두 자식을 해외유학시키느라 안달이다.
어쨌든 나라를 짊어져야 할 20∼30대 젊은 세대가 좌절감에 빠져 현실도피로 기울고 있는 것은 국가 장래에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들을 단시일내에 명쾌히 해결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희망과 비전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생각해봐야 할 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