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동절 특수'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으로 사라져 수출 및 판매 확대를 기대했던 가전 자동차 등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노동절은 다음달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연휴로 중국에서는 춘절 다음으로 긴 연휴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23일 "통상 노동절 연휴에는 중국에서 TV 냉장고 등을 중심으로 평균 1∼2개월치에 해당하는 물량이 팔렸지만 올해는 이런 특수가 물건너간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사고 싶은 물건을 찍어두었다가 노동절에 사는데다 선물수요도 있어 소비가 부쩍 느는 것이 노동절 연휴의 특징"이라며 "사스 때문에 소비가 급격히 위축돼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가전업계는 이달 중순부터 중국 홍콩 동남아국가에서 직접적으로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현지법인의 판매가 최근 20% 가량 급감했다. LG전자측은 "당초 올해 동남아 시장에서 세탁기 에어컨 등의 판매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생산량을 작년보다 2배 정도 늘릴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사스가 7∼8월까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연초 세웠던 생산 목표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판매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특히 중국과 동남아 대도시를 중심으로 판매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2·4분기에는 목표 대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기아차 등 자동차 업체들은 아직까지 중국 현지 판매에서 평소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사스 피해가 중국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