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시장공략에는 아시아식 접근법이 필요하다." 일본 혼다자동차가 아시아시장 공략을 위해 기존의 일국 생산체제 대신 '네트워크 생산체제'란 새로운 전략을 도입했다. 역내 국가별로 특정 부품공장을 강화,생산된 부품을 한곳에 모아 완성차를 조립하는 '범아시아 플랜트' 구상이 그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변속기를,중국은 엔진 부품,기타 부품은 말레이시아에서 생산,태국의 조립라인으로 보내 완성차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3일 혼다의 이 같은 역발상은 아시아시장의 특징을 잘 살린 신선한 전략이란 점에서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역내 여러 국가에 부품공장 네트워크를 구성,'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혼다는 이를 위해 향후 수년간 4억달러를 투입,말레이시아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에 부품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네트워크 생산체제가 완성되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국가별 완성차공장을 세우는 것보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고 현지 친숙도가 강화돼 수출전략에 따른 마찰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혼다는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자유무역협정(AFTA)의 발효에 따라 올 7월부터 자동차 및 부품관세가 대폭 인하되는 것도 혼다가 신전략을 채택한 또 다른 배경이다. 마이클 던 아시아자동차컨설팅 회장은 "아시아의 수입장벽 관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혼다의 신전략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스마트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혼다는 오는 6월 말 사장 교체를 계기로 양적 확대를 중시한 공격 경영에서 선회,'기술'과 '국제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기로 했다. 요시노 히로유키 현 사장에 이어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후쿠이 다케오 전무는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혼다 만의 고유기술 확보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우종근 기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