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13:22
수정2006.04.03 13:24
사스(SARS;중증급성 호흡기증후군) 충격으로 중국의 고도성장세에 급제동이 걸리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2일 사스여파로 올 중국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0.5%포인트 낮은 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최악의 경우 성장률이 6%대로 떨어질수 있다고 ADB는 경고했다.
중국 성장률이 6%대로 내려가면 아시아산 소비재수입이 10%이상 감소,아시아경제에도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경제 사스 브레이크=7%의 예상성장률은 작년(8%)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이라크 전쟁에도 끄떡없던 중국의 고도 성장세에 '사스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수정 전망치도 사스가 2분기(4~6월) 중 진정될 것이라는 전제 하의 예상 성장률이다.
사스가 2분기를 지나 3분기(7~9월)에도 계속 될 경우 중국경제는 더욱 어려워진다.
ADB는 사스 충격이 올 여름까지 지속되면 성장률이 7%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ADB는 중국경제가 △관광산업 위축 △개인 소비감소 △외국인직접투자(FDI) 감소 등 세가지 충격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중 중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인 소비와 FDI감소는 치명적이다.
중국경제가 지난 1분기 중 이라크 전쟁에도 불구하고 9.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은 활발한 개인소비 및 FDI 덕분이었다.
특히 중국정부의 초기 사스감염 은폐로 대외신뢰도가 추락,올해 외자 유치 증가율이 예년의 5분의 1 수준인 10%로 급속히 둔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로 최대 여행사인 중국 국제여행사의 경우 최근 한달새 관광예약을 취소한 외국인이 1만명에 이른다.
이에 따라 베이징 시내 5성급 호텔의 객실점유율은 3월까지만 해도 80%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30%로 곤두박질쳤다.
현지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올 항공사들의 순익이 작년보다 평균 20%쯤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ADB 거시경제팀의 푸 용하오 컨설턴트는 "최근 중국정부가 공식적으로 사스 확산 사실을 발표한 이후 경제충격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세계는 중요한 성장축 하나를 잃어 버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경제 충격 불가피=중국경제의 사스 타격이 현실화되면서 중국의 고성장에 기대어 불황탈출을 노리던 아시아경제의 피해도 불가피해졌다.
중국의 소비 및 성장저하는 미국경제 부진으로 마땅한 소비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아시아국가들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게 ADB의 분석이다.
ADB는 오는 2005년께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아시아국가들의 최대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따라서 대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싱가포르 태국 한국 일본 등 주변 아시아국가들의 성장세는 더욱 약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중국의 아시아제품 수입액은 1천6백10억달러.
이중 순수하게 중국소비자를 겨냥한 식품과 일반 소비재는 전체의 5분의 1인 3백30억달러였다.
나머지는 가공수출용 원자재나 부품,생산장비 등이었다.
골드만삭스증권은 사스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중국의 아시아산 소비재 수입이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정훈 기자·베이징=오광진 특파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