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꼭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게 급선무죠.모두에게 필요하지만 민간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연구·개발과제를 발굴해 지원하는 게 정부예산을 제대로 쓰는 길 아닐까요." 이달 초 취임한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의 이재옥 신임 원장은 평가원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한마디로 건설·교통관련 연구·개발(R&D)사업을 총괄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1975년 기술고시 11회에 합격한 뒤 건설교통부 건축과장,건설안전과장,도시건축심의관,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을 지내는 등 평가원장 취임 전까지 건설교통부에서만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했다. 사무관 시절 국립건설연구소에서 10년동안 연구개발분야를 담당한 경험이 있어 평가원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지난해말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설립된 평가원이 하는 일은 크게 두가지다. 우선 정부예산이 지원되는 건설 교통분야 연구개발 사업의 수요조사와 중장기 계획수립,연구기관 선정,연구개발사업의 평가 및 관리 등을 담당한다. 올해에는 지난해 선정된 75개 과제를 계속 지원,관리하고 하반기중 기반기술 1백억원,산·학공동연구 3백억원 등 총 4백억원 규모의 정부지원 신규사업 과제를 공모할 예정이다. 또 하나는 신기술 심사 및 지정업무다. 그동안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담당해 왔으나 오는 6월부터 평가원이 업무를 인수하게 된다. 이 원장은 "그동안 건설·교통분야의 경우 연구개발에 대한 밑그림 없이 단순히 외국을 뒤따라가는 데만 급급했던 게 사실"이라며 "국내 실정에 맞춰 어떤 기술이 취약하고,시장에서는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철저히 파악해 과제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건교부가 안전평가단을 새로 만들고 공청회,국제세미나 등을 계획하는데 보조를 맞춰 안전관련 신기술과 연구개발 과제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