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앞으로 최소한 5년간은 이라크에 민주정부가 들어설 것으로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미 상원 외교위원장인 리처드 루가의원(공화)이 20일 전망했다. 루가의원은 제이 가너 미 예비역 중장이 이끄는 이라크 재건사업이 "매우 늦게 시작됐다"고 지적하고 "군사행동의 전술과 실행은 훌륭했지만 앞으로 다가올 일에 대해서도 그와 같은 대비책이 마련됐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NBC 방송의 `언론과의 만남' 프로그램에서 "이라크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데 최소한 5년은 걸릴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4-5개월 안에 급히 이같은 일을 시도하는 것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라크인들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과 판이한 통치 체제를 확립하는 것은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쿠르드족과 이라크내 다른 지역 주민들이 광범위한 자치를 희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첫번째 과제는 "함께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 지"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권력에서 소외돼온 쿠르드족과 시아파 등을 거론하며 이들을 결집시키려면 미국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해하는 이라크인들과 협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가 의원은 "궁극적으로 선거까지 치르게 되면 결과는 터키에서처럼 전혀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터키는 이슬람교에 뿌리를 둔 정당이 집권하면서 미.영군이 이라크 침공을 위해 자국 영토를 통과하는 것을 거부했는데 미국은 결국 이같은 일들을 일상적으로 겪게 되리라는 것이다. 그는 이라크에 인접국 이란처럼 선거를 통해 종교정부가 들어서는 데 대해서는 "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프로에 함께 참석한 제임스 울시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그같은선거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 데 대해 동의를 표시했다. 한편 다른 미국 고위 관계자들도 미군의 이라크 주둔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을제시했다.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에반 베이 의원(민주)은 `폭스 뉴스 선데이' 프로그램에서 "전쟁에서 이기고 평화를 잃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에 미군이 영구 주둔은 아니더라도 한동안은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패트 로버츠 상원 정보위원장(공화)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클린턴 대통령은 발칸반도에 1년만 주둔할 것임을 시사했으나 10년이 지나도록 미군은 아직도 주둔중이며 앞으로도 주둔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군의 이라크 주둔이 장기화될 것임을 강력히 암시했다 딕 더빈 상원의원(민주)도 미국은 후세인 정권 축출로 야기된 권력공백을 메우기 위해 필요한만큼 이라크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CNN의 `레이트 에디션' 프로그램에서 "우리는 근대에 들어서 자치의 경험이 없는 이라크에 권력진공 상태를 만들었다"면서 부패로 망가진 이라크 경제와 전쟁의 피해를 고려한다면 "앞으로 수년간 이 나라에 안정과 안전이 정착될 때까지 계속 주둔하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