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슬로건이 오히려 기업을 죽인다." '지식경영' '전사적 품질관리(TQM)' '프로세스 혁신(BPR)' '적시 생산시스템(JIT)' 등 지난 10여년간 쏟아져 나온 새로운 경영기법들이 실제 기업 경영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으며,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낸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17일 '패션 경영의 함정'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경영자들이 새로운 경영기법이라면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미국의 반도체업체 중 하나인 '아날로그 디바이스'를 꼽았다. 지난 87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TQM을 도입한 이 회사는 일자리 감소를 두려워한 종업원들의 뜻밖의 반발에 부딪혀 3년 만에 TQM을 철회했고 이로 인해 기업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었다. TQM을 도입한 5개사 중 4개사가 실패했다는 미국 시카고 대학의 사례연구도 유행을 좇아가는 경영이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준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연구원은 이 같은 '패션 경영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새로운 것이 더 낫다는 단순한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 경영기법을 도입할 때는 이를 회사 운영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