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유행상품을 예고하는 이벤트다. 베트남전쟁 때는 야간투시경이,걸프전에서는 전투차량 '험비'가 일약 히트상품이 됐다. 이라크전쟁도 예외가 아니다. CNN머니는 15일 이번 전쟁으로 유행하게 될 상품으로 특수고글과 지혈밴드,전천후 노트북 등을 꼽고 군납기업들이 군용제품의 민수용 전환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레이저광선을 차단하는 특수부대용 고글을 납품한 오클리사는 이 기술을 원용,자외선차단 스키용 고글과 스포츠 고글 등 2개 제품을 개당 1백20~1백45달러에 팔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내달 초 경량 전투화를 변용한 특수부츠도 판매할 계획이다. 헴콘사는 수분 내 지혈이 가능한 특수밴드의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게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원료로 한 이 첨단밴드는 개당 1백30달러에 달하지만 응급처치용품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헴콘사는 기대했다. 악조건의 전투환경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노트북컴퓨터는 FBI,CIA를 비롯한 정부기관으로의 대량납품을 앞두고 있다. 마쓰시타 미국법인이 생산하는 '터프북(toughbook)'은 이름 그대로 1m 높이에서 콘크리트바닥으로 떨어져도 끄떡없고,완전방수된 터치스크린과 키보드를 갖추고 있다. 이밖에 아프가니스탄전쟁 때 동굴탐사용으로 활약한 소형로봇 '팩봇(pacbot)'도 조만간 가정용 인공지능 진공청소기로 재탄생될 전망이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