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 대한 크레스트의 지분 매집을 계기로 국내 증시에 '인수·합병(M&A)테마'가 급부상하고 있다. M&A 및 지분경쟁에 직면한 SK와 SK텔레콤 주식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자 'M&A 가치'가 있는 종목의 주가도 꿈틀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M&A는 내재가치에 비해 헐값에 거래되는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게끔 하는 가장 강력한 재료"라며 "지금과 같은 주가 저평가 국면에선 M&A 테마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꿈틀하는 M&A 관련주 화학섬유제조업체인 영보화학의 주가는 지난 10일 이후 3일 간 상한가를 기록했다. 재료는 우호적 M&A였다. 일본 세키스이화학공업이 이 회사 지분 51%를 대주주로부터 인수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인수가격은 당시 시세(주당 2천75원)의 두배가 넘는 주당 5천6백50원.양측의 이같은 우호적 M&A는 영보화학의 시장가치(주가)가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상기시키면서 저가매수세를 불러온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채원 동원투신자문운용 실장은 "M&A테마는 특정기업이 구체적인 M&A 사태에 직면하지 않더라도 자산가치가 우량한 기업이 제값을 찾아가도록 해주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지난 한달 동안 주가가 2배 가량 급등한 태평양산업도 대표적인 케이스.이 회사는 최근 장부가격이 7백26억원인 부동산을 1천8백7억원에 매각키로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1년(잔금지급기한) 안에 시가총액(6백98억원)의 2.5배에 이르는 현금이 들어오게 된다. 외국인이 7일째 이 회사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는 것도 주가가 자산가치에 비해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M&A 테마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우선 자산가치와 시장가치(시가총액)를 비교해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SK가 바로 이런 경우다. 크레스트측이 SK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할 당시 SK의 시가총액은 자산가치의 25% 수준인 1조원 안팎에 불과했다. 매력적인 M&A 종목이었던 셈이다. 안정환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간 증시침체로 시가총액이 해당 기업의 순현금 자산에도 미치지 못하는 종목이 즐비하다"며 "이런 종목이 중장기적으로 주목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금융사 및 관리종목을 제외한 상장기업 가운데 현금,단기금융상품,시장성 유가증권 등에서 단기차입금,유동성 장기부채,장기차입금 등을 뺀 순현금이 시가총액을 웃도는 기업은 17개사에 달하고 있다. 대웅 삼성공조 BYC 세종공업 조흥화학 일성신약 대한화섬 등이 대표적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