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음도 유전되는 것일까. 자리를 가리지 않고 '눈을 붙이는'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조는 것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해명해 화제다. 유 수석은 지난 7일 저녁 출입기자들과 가진 만찬간담회에서 "지난달 새 정부 초대 내각을 발표할 때도 졸았다"고 실토했다. "조는 것에 관한 한 문희상 비서실장도 만만치 않다"고 주장한 그는 30년 전 웃지 못할 일을 떠올리며 그의 '졸음증'의 유래를 설명했다. 유 수석이 박정희정권 시절이던 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을 때의 일이다. 법정에서 판사가 사형을 선고하던 순간 유 수석의 모친이 고개를 떨구고 졸고 있었던 것. 이 재판을 같이 지켜본 민가협(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소속의 방청객은 당황한 나머지 유 수석 모친의 옆구리를 찌르며 "어떻게 아들이 죽게 됐는데 졸 수가 있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유 수석은 "'사형선고 법정의 어머니 졸음'은 우리 가정에서 전설처럼 돼 있다"고 말하면서 크게 웃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