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의 채권자인 골드만삭스가 최근 진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8일 진로 지배구조조정을 통한 기존 대주주 배제를 공개적으로 표명했고 이에 대해 진로는 자사를 제3자에게 넘기려는 술책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은행 삼성증권 등 진로의 국내 채권단이 9일 오후 서울시내 모처에서 회동,1조6백억원 규모의 외자유치에 대한 진로측 설명을 들은 뒤 진로 법정관리신청 사태에 대한 입장을 정리키로 해 진로 사태는 중대 국면을 맞게 됐다. 골드만삭스는 8일 기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진로 지배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골드만삭스측은 "진로는 매우 좋은 회사이나 기업지배구조가 부실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모든 채권자들의 이익을 위해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진로의 경영권을 빼앗을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히면서 "법정관리 신청은 회사의 재무상태와 주주구성에 대한 구조조정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진로측은 "골드만삭스가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의도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한 법정관리신청서 24쪽에는 분명히 3자인수를 요구하는 문구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골드만삭스가 3자인수를 추진하면서 비도덕적인 거래를 통해 자기이익만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공박했다. 이 회사는 부실한 지배구조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골드만삭스측 주장에 대해서는 '악의적 비방'이라며 일축했다. 한편 진로의 국내 채권단은 9일 만나 골드만삭스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정리한다. 그러나 채권단내에서도 이해가 달라 의견이 갈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럴 경우 진로와 골드만삭스는 국내 채권단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