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정기 세일을 진행 중인 백화점들이 가격 파괴에 나서고 있다. 회원 고객들에게 쿠폰을 보내 일부 식품과 생활용품을 할인점보다 싸게 팔고 있다. 대대적인 판촉행사로 백화점 세일에 맞서는 인근 할인점들의 공세를 꺾음으로써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봄 세일이 끝나는 오는 13일까지 1만4천6백원짜리 청정원 순창찰고추장(3㎏)을 쿠폰을 가져온 고객에 한해 24% 할인된 1만1천1백원에 판매한다. 이를 위해 지난주 카드고객 23만명에게 쿠폰북을 발송했다. 신세계 강남점의 고추장 회원 판매가격은 13일까지 판촉행사를 벌이는 이마트(에누리 파격 찬스)나 롯데마트(창립 5주년 5대 특별전)의 할인 가격보다 낮다. 롯데마트는 평소 1만3천8백원에 팔았던 순창찰고추장을 1만3천2백원에,이마트는 같은 가격의 해찬들 태양초골드(3㎏)를 1만1천5백원에 팔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13일 끝나는 세일 기간 중 쿠폰을 가져온 고객에겐 점포별로 선정한 10여개 식품을 할인점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 특히 목동점이나 미아점과 같이 인근에 대형 할인점들이 몰려 있는 곳에서는 할인폭이 더욱 크다. 현대 무역점 미아점 등은 세일 기간 중 종가집 포기김치(3㎏)를 쿠폰고객에게 평소보다 3천원 싼 1만2천원에 판매한다. 인근 할인점들은 같은 브랜드 제품 2.5㎏짜리를 1만1천8백원에 팔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한스푼테크(3㎏)는 5천원이나 할인,7천원에 판다. 이 제품의 인근 할인점 판매가는 7천8백∼9천8백원이다. 현대 목동점에서는 한성기업의 골드명란젓(5백g)을 평소보다 무려 1만9천3백원 싼 2만원에,롯데햄 떡갈비(1㎏)는 2천원 할인된 5천원에 팔고 있다. 롯데햄 떡갈비는 용량이 더 작은 8백g짜리가 할인점에서 5천2백원선에 팔리고 있다. 백화점들이 세일 기간에 자사 카드 고객들에게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은 단골을 잡아두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할인점들이 백화점 세일 기간에 맞춰 전국적으로 판촉행사를 실시,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유혹하자 충격요법을 꺼내든 셈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상권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쿠폰북이 두꺼워지고 일부 식품을 할인점보다 싸게 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회원 고객들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것은 이들의 방문 횟수를 늘리고 연쇄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