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연합군이 개전 16일째인 4일(이하 현지시간) 바그다드 외곽에 위치한 사담 국제공항을 완전 장악하고 바그다드 공략을 위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맞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도 처음으로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대중앞에 등장해 결사항전을 촉구했다. 연합군측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라크측이 `인간방패` 및 자살폭탄 테러 공격을 시도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후세인 건재 과시 이라크 국영 TV 방송은 이날 개전후 처음으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거리에서 군중의 환호를 받고 항전을 촉구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황록색 군복 차림의후세인 대통령은 화면속에서 권총집을 찬 일부 경호원만을 대동한 채 활짝 웃는 모습으로 바그다드 알-만수르 거주 지역에 있는 광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후세인 대통령은 열성적인 지지 군중들에게 손에 입맞춤을 받았으며 군중들을향한 연설을 통해 "바그다드로 접근해오는 적들을 향해 저항하라"고 촉구했다. 이 화면에 등장한 인물이 진짜 후세인인지, 아니면 외모가 유사한 대역을 사용했는 지, 또 이 화면이 4일 바그다드 시내에서 직접 촬영됐는 지, 아니면 사전 녹화됐는 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후세인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지난달 23일 미군 아파치 헬기를 격추했다는 이라크 농민의 용맹성을 치하하고 연합군의 소수만이 이라크군을 우회해 바그다드 주변으로 진격했다고 언급했다. 이 점으로 미뤄 이 인물이 진짜 후세인 대통령이맞다면 개전 당일 연합군의 집중적인 폭격으로 숨지거나 부상했을지도 모른다는 연합군측 주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릴수 있다. AFP 통신은 이라크 TV가 이처럼 후세인 화면을 방영한 것이 미-영의 사망설과부상설을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후세인 대통령이 이처럼 대미 항전을 촉구하는 연설을 하는 동안 담요와식량, 가구등을 싣고 바그다드를 탈출하려는 수백대의 버스 및 트럭 행렬이 시내 북쪽 도로상에 발견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미-영, 인간방패 및 자살공격 우려 연합군이 추가 병력 및 군장비 공수를 손쉽게 할 사담 공항을 장악하고 바그다드에 대한 포위 및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연합군은 이라크측의 인간방패, 자살폭탄공격, 생화학무기등 대량살상 무기 사용가능성을 가장 우려한다. 걸프지역에 주둔한 브라이언 버리지 영국 공군 사령관은 이라크가 연합군이 장악한 사담 공항을 탈환하기 위해 인간방패 작전 및 생화학무기 공격으로 반격해올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리지 사령관은 바드다드 남서쪽에서는 주민들에게 바그다드를 향한 행진을 촉구하는 확성기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모하메드 사이드 알-사하프 이라크 공보장관도 이날 미군이 바그다드 외곽의 공항에 "고립"돼있다며 이들에 맞서 `순교'와 다른 `비재래식' 공격을 수행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가 수행 하려는 것은 매우 매우 새로운 방법이며 일종의 순교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바그다드 북서쪽의 하디타 댐 남서쪽 17㎞ 지점의 연합군측 검문소 근처에서 전날 차량이 폭발해 연합군 병사 3명과 민간인 임산부 및 차량 운전자 등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군 중부사령부의 빈센트 브룩스 준장은 사건발생 지역 인근 댐에서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작전을 수행 중이었다고 말하고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아랍권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도 이날 이라크 여성 2명이 한손에 코란을,다른 손엔 총을 들고 "미국과 시온주의자, 제국주의자들"에 맞선 공격을 다짐하는 모습을방영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라크군의 생화학무기등 대량살상무기 공격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상황이다. 미군은 바드다드 남쪽의 라티피야 산업단지에서 미확인된 분말및 액체들이 담긴 수천개의 박스와 화학무기 사용법이 담긴 교본등을 발견했다고 밝혔으나 이곳이 대량살상무기 제조공장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전 16일째 전황 미국 육군 제3 보병사단 선봉대는 바그다드 공항을 완전 장악했지만 공항 외곽에선 아직 이라크군과 산발적인 교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이라크의 특수공화국 수비대로 보이는 부대 병력들과의 전투를 통해 공항을 완전 장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BBC 방송은 이라크 병사들을 태운 버스들이공항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목격되는 등 전투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전투에서 최대 300여명의 이라크군이 사망했다고 전했으며, 미국 CNN 방송도 공항 인근의 한 도로 위에 파괴된 이라크군 탱크들의 모습을방영했다. 미군은 공항을 장악한 직후 사담 후세인 정권에 상징적 타격을 주기 위해공항명칭을 `바그다드국제공항'으로 개명됐다. 바그다드 도심에서는 이날 오후 6시 50분께 개전후 처음으로 중화기 포화와 총성이 들렸다고 AFP통신 특파원이 전했다. 바그다드에서는 지난달 20일 개전 이후 연합군의 폭격이 끊임없이 이어졌고 대공포화의 반격도 있었으나 총성이 들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바그다드와 바그다드 남동쪽의 전략 요충지인 쿠트시 인근에서 이라크 공화국수비대 2천500여명이 미국 해병대에 투항했다고 중부사령부가 밝혔다. 한편 북부전선에서는 미군의 지원을 받는 1천5백-1천8백명의 쿠르드족 민병대가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고 남하를 계속해 바그다드 북쪽 135㎞의 카네킨까지 진격하고 모술 인근 카제르의 주요 교량도 장악했다. 연합군이 바그다드를 서쪽과 남동쪽, 남서쪽 등 3개 방면에서 포위망을 좁히는가운데 북부전선에서도 바그다드를 향한 진격과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브룩스 준장은 이들이 이라크 북부로 통하는 도로들을 장악하고 있으며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권력기반이 티그리와 바그다드를 잇는 도로도 이미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수부대의 바그다드 투입설과 관련해 특수부대 병력이 바그다드내 `중요한 위치'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또 다른 미군 관계자는 연합군 특수부대들이 댐과 교량, 비행장, 석유시설 등을장악해 이라크인들이 이것들을 불태우거나 연합군과 인접국에 대한 공격에 이용하지못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라크 민병대 1천여명이 결사항전 중인 남부 바스라에서는 영국 보병들이 최후의 소탕 명령만 기다리고 잇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쿠웨이트시티 이라크중부=연합뉴스) 김대영 임상수 옥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