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장 마감 후 오후 4시. 삼성전자는 삼성카드와 함께 외국계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긴급 컨퍼런스콜을 열었다. 카드사 증자와 관련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을 서둘러 진화하려는 것. 여기에서 △삼성카드의 세전손실이 3월부터 축소되고 있고 △3천억원의 후순위 전환사채(CB)는 이미 시장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렇게 증시의 관심은 온통 '카드사태'에 쏠려 있다. 4일 주식시장도 카드사의 자본확충이 증시와 개별종목에 미칠 파장을 저울질하는 데 분주했다. 카드사의 자구안이 나오면서 주가는 크게 올랐지만 사태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금융주,낙폭과대가 더 관심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LG 외환 국민카드는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자본확충등의 자구안이 나온게 호재로 작용했다. 국민은행은 1조원에 달하는 국민카드 증자부담을 짊어지게 됐지만 8% 이상 오르며 은행주 급등을 주도했다. 카드사와 관련된 리스크는 이미 반영돼 왔고 투자자들은 오히려 낙폭과대에 주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메리츠증권 심규선 연구원은 "연체율 상승세가 꺾여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신호가 나올 때까지는 추세적인 상승전환으로 보기 어렵다"며 "2분기 말에 가서야 연체율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보다 전기가 타격 외국인 매도는 여전히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그러나 국내외 증권사들은 대체로 삼성카드와 관련돼 삼성전자가 입게 될 타격은 그리 크지 않다는데 의견을 같이한다. IT주에 대한 비중축소가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이유라고 설명했다. UBS워버그와 도이체방크는 "삼성전자가 부담할 1천1백30억원의 증자참여는 삼성전자 핵심 사업부문의 현금흐름에 큰 부담이 아니다"며 종전 목표주가 40만원에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삼성전기에 대해서는 국내외 모두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삼성전기의 주력사업 업황이 부진하고 삼성카드에 대한 증자참여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주요 제품에 대해 계획했던 설비투자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우려 때문이다. ◆현대·LG,주주기업 부담 감내할 만 이날 현대차는 6% 이상 급등했다. 현대차의 자금여력에 비춰 현대카드에 대한 증자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삼성증권은 "현대카드에 대한 증자부담은 모두 현대차가 부담한다고 해도 EPS(주당순이익)는 1.4%(76원) 감소하는 데 불과하다"고 평했다. LG카드가 일각에서 우려하던 대주주의 증자참여를 확인함으로써 8.3%의 지분을 가진 LG투자증권의 부담도 한결 덜어질 전망이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