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홍콩 여행 자제령을 내린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4일 중국 주재 대사관과 총영사관 등 전공관의 직원과 가족에 대해 철수를 허용키로 했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차관보는 이날 하원 예산소위원회에 참석해 "괴질로 불리는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의 피해를 막기 위해 중국내 전공관원에 `철수 허가령'계획을 적용키로 했다"고 밝히고 "이 계획은 이미 홍콩과 베트남에 적용됐으며, 다른 '사스'의 위험지역에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미티지 차관보는 "우리는 이미 이틀 전 홍콩과 베트남에서 외교관의 철수령을 시행했으며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청두(成都) 선양(瀋陽) 등 중국내 모든 공관도 정부 지원 아래 직원과 가족을 철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내 대사관과 총영사관의 업무는 그대로 지속된다고 덧붙였다. '사스'가 처음 시작된 곳으로 판단되고 있는 중국은 이 질병에 대한 대응이 늦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가운데 4일 이 질병으로 46명이 죽고 1천200여명이 감염돼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시아는 물론 북미 유럽 대양주까지 전세계로 급속히 번지고 있는 의사폐렴 형태의 이 질병은 4일 오전 현재 79명의 사망자와 2천300여명의 감염자를 낸 것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밝히고 있으나 실제 숫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외교관 철수프로그램에 이어 불가피한 경우 외에는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등 사스 발생지역을 여행하지 말라고 자국민을 독려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