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속도 경쟁과 가격인하 경쟁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을 중심으로 속도경쟁을 벌이던 KT와 하나로통신에 케이블TV방송(SO)이 초저가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SO들은 기업규모로는 골리앗 통신업체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작지만 통신비를 조금이라도 줄여보려는 알뜰 소비자들을 파고 드는 까닭에 결코 만만한 경쟁상대는 아니다. 속도 경쟁=KT와 하나로통신이 주도하고 있는 속도경쟁은 VDSL 설비확대 및 가입자 모집 경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최고 20Mbps급 속도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가장 가입자가 많은 ADSL 라이트 상품의 최고 속도 2Mbps보다 10배나 빠르다. 20Mbps급이면 원격진료와 화상교육,주문형비디오(VOD),인터넷TV,고화질(HD)TV 등 고품질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다. 아직 속도에 걸맞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가 개발.보급된 상황이 아니지만 인프라의 발전은 조만간 그에 걸맞은 콘텐츠를 쏟아낼 게 분명하다. KT와 하나로통신은 하반기부터는 50Mbps급 VDSL을 상용 서비스한다는 방침이다. 궁극적으로는 1백Mbps급으로 증속시켜 FTTH(광케이블이 가정까지 들어가는 서비스)급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온세통신이나 데이콤 후발사업자도 VDSL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가격 경쟁=성남.분당지역 SO인 아름방송이 월 1만3천원짜리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내놓으면서 업계에 회오리바람이 일고 있다. 이 상품은 케이블모뎀을 이용해 VDSL급 속도를 서비스한다. KT VDSL 상품(메가패스 스페셜,3년약정시 월 4만2천5백원)의 30%에 불과한 요금이다. 서울 강남구의 강남케이블TV도 아름방송과 같은 시스템(DOCSIS2.0)을 구축,곧 상용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서울지역 복수 SO인 씨앤엠커뮤니케이션도 테스트를 끝내고 서비스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으며 남인천방송은 연말까지 상용화하기로 했다. 강남케이블TV 등 메이저 SO들은 케이블TV와 묶어 월 3만원짜리 번들상품도 출시했다. SO들을 중심으로 가격인하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이런 분위기는 KT와 하나로통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현행 정액제를 인터넷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차등부과하는 종량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중인 KT와 하나로통신으로선 두려워하지 않을수 없는 대목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