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대외 불확실성과 국내외 경기 침체를 감안해 올해 국내 경제 전망을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올 성장률은 당초 5.7%에서 4%대 후반으로, 경상수지는 20억∼30억달러 흑자에서 소폭 적자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에서 4%대 초반으로 각각 전망치를 바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 관계자는 30일 "이라크전 조기 종전 기대가 약해지고 세계경제 침체 속에 국내 경기도 소비 투자 등이 예상보다 더 나빠져 경제전망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이라크전 전황을 좀더 지켜본 뒤 다음달 중순께 올 경제전망을 수정해 발표하기로 했다. 한은은 이미 내부적으로 전쟁 시나리오별 수정 경제전망을 작성,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했으나 공식적으로는 기존 전망치(작년 12월)를 수정하지 않았다. 한은은 이라크전과 북핵사태 진전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지만 이라크전이 3개월 이상 장기화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4%대 후반의 성장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워낙 커 성장률 전망치를 더 낮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은은 당초 올해 평균 유가가 배럴당 25달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천2백원을 기록한다는 전제 아래 올 국내 경제를 전망했다. 그러나 올들어 유가가 30달러 안팎, 환율이 1천2백50원대로 치솟는 등 경제전망의 기본 전제들이 대부분 악화된 상태다. 한은은 올해 경제전망을 다음달에 1차 수정한 뒤 이라크전과 북핵사태 추이, 세계 경제 흐름 등을 지켜보며 오는 7월께 다시 새로운 전망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부적으로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치(종전 5.3%)를 4%대 후반으로 낮춰 잡았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