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 한국바둑 '兩李체제'로 .. 이세돌3단 V 이창호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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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이(李)-이(李)시대.'
이세돌 3단이 지난 27일 벌어진 LG배 세계기왕전 결승에서 '세계 최강' 이창호 9단을 3-1로 누르고 우승컵을 차지함으로써 바둑계가 앞으로 '이창호-이세돌'이라는 양강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 9단이 1인자의 자리에 오른 뒤 조훈현 9단, 유창혁 9단 등 기라성 같은 고수들이 끊임없이 그를 위협했지만 벽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이 3단도 지난해 후지쓰배를 우승한데 이어 국내 기전 4관왕으로 명실상부한 정상급 기사로 발돋움했으나 '2인자'라는 꼬리표를 떼내지는 못했다.
2년 전 LG배 때 이 3단은 초반 2연승으로 정상 일보 직전까지 갔다 막판 3연패로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고 지난해 벌어진 왕위전 결승 5번기에서도 이 9단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2승3패로 물러났다.
바둑계가 이 3단의 이번 우승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세계대회 결승 5번기 승부에서 이 9단을 꺾은 사례가 국내외 기사를 통틀어 이 3단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역대전적을 살펴보면 이 3단이 아직까지는 12승13패로 열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전적에서는 이 3단이 오히려 8승5패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3단 나름대로 '이창호 격파'의 해법을 터득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인터넷 바둑사이트 타이젬의 정용진 이사는 "침착하고 두터우며 끝내기가 강한 이 9단의 기풍과 대비되는 호전적이며 공격적인 이 3단의 바둑 스타일에 해답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이 9단이 90년대 초반까지 한국 바둑계를 지배했던 조훈현 9단을 뛰어넘었는데, 조 9단과 흡사한 기풍의 이 3단에게 다시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