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거주하는 한 10대 이라크 소녀가 미국 메인주(州)에서 열린 반전집회에서 한 연설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 퍼지면서 반전여론을 확산시키는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북동부 메인주 프레스크 섬의 커닝햄 중학교에 재학중인 샬롯 앨더브론(13)양은 최근 이 지역에서 열린 반전집회에서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의 공습으로 피해를 본 이라크 어린이들의 참상을 전하면서 반전을 호소했다. 앨더브론 양은 이 연설에서 "사람들은 이라크에 폭탄을 떨어뜨린다고 하면 군복을 입은 사담 후세인의 얼굴이나 군인들을 떠올리지만 이라크에 살고 있는 2천400만명중 절반 이상은 15세 미만의 어린이"라며 "폭탄을 떨어뜨린다고 했을 때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올라야 할 모습은 바로 나"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의 아들이 사지가 절단돼 고통속에 몸부림치고 있는데 고통을 덜어줄 수 없고, 여러분의 딸이 무너진 건물더미에 깔려 울부짖고 있는데도 구해줄 수 없다고 생각해 보라"며 반전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내일도 엄마 아빠가 살아 있기만 바랄때 슬퍼진다"며 "우리는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 모를 때 더욱 혼란스럽다"고 끝을 맺었다. 이 연설문은 이후 국내 네티즌들에 의해 번역돼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 시민사회단체의 게시판으로 퍼지면서 국내 반전여론을 고조시키고 있다. 한 네티즌은 프리챌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등교길 지하철에서 어떤 사람이 들고 있는 연설문을 어깨 너머로 읽으면서 눈물을 흘릴뻔 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