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의 리더십"(다니엘 골먼 지음,장석훈 옮김,청림출판,1만5천원)은 "감성지능"의 창시자인 다니엘 골먼의 리더십 지침서다. 이 책에서는 리더십에서 중요한 것은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이성적으로 모든 것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면 리더라는 존재가 특별히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최선의 대안을 위한 의사결정을 리더가 아닌 시스템이나 기계에 위임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 사회의 조직에서는 이성만으로는 풀 수 없는 복잡미묘한 상황이 전개되며,또 시간이 촉박하여 모든 자료를 충분히 검토할 수 없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복잡한 갈등상황을 해소하거나,직관에 의해 임기응변의 판단을 내리는 것이 바로 리더의 존재 의의다. 따라서 리더는 감성적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저자는 "웃음"의 위력을 강조한다. 사람이 가장 위조하기 힘든 감정표현이 웃음이기 때문이다. 집단에 웃음을 일으킬 수 있다면 공감의 형성,부정적 태도의 전환 등 협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카르타고군을 이끌고 로마를 공략한 한니발의 사례는 유명하다. 카르타고군은 진군해오는 로마군 병력이 엄청난 규모라는 첩보를 듣고 침통한 분위기에 싸였다. 참모들을 데리고 언덕으로 올라가 로마군 진영을 내려다 본 한니발은 기가 질려있는 참모들에게 갑자기 농담을 던졌다. 참모들은 웃음을 터뜨렸고,이를 본 카르타고 병사들은 공포를 잊고 다시 사기를 되찾았다고 한다. 리더십의 핵심이 감성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이성적인 능력과 달리 감성적 능력은 선천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라는 통념이 널리 퍼져 있다. 이에 대해 저자는 감성능력 역시 학습될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 자세한 내용은 책을 직접 읽어봐야 되겠지만,핵심은 역시 자기 성찰과 관계 형성이다.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란 "자기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다. 자기를 비하하는 사람,또는 과대망상증을 가진 사람이 유머를 구사하고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우선은 지금 내가 어느 정도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나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가를 분명하게 인식하는 연습부터 시작해야 한다. 자기 감정을 알고 상대방에 대해 감정이입을 할 수 있게 되면 소위 부하들과 "감정의 주파수"를 맞출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연습에 의해 숙달될 수 있는 기술이며 이를 통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리더십 향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메시지다. 김은환.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