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기업들 중 36.7%는 이라크전에 대한 대비책을 전혀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무역협회가 종합상사와 중소기업 등 국내 8백54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번 전쟁에 따른 영향을 설문조사한 결과 대기업의 23.2%와 중소기업의 37.8%가 회사차원의 대응책이 없다고 응답했다. 전쟁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응답한 업체의 경우 비용절감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는 내용이 38.1%로 가장 높아 전쟁기간 동안 긴축경영을 펼칠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수출기업들은 이번 전쟁에 따른 우려로 선진국의 경기침체(23.7%) 가능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유가·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22.9%),해상운임 및 보험료 인상(15.9%),해상운송지연·중단(12.7%) 등의 순이었다. 한편 응답업체의 81%가 전쟁이 1개월 내 단기전으로 끝나면 수출차질이 10% 미만일 것이라고 답했다. 중기전(2∼3개월)이 될 경우 수출에 10% 이상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는 업체가 45%였고 3개월 이상 장기전으로 들어가면 수출차질이 20% 이상 될 것이라고 보는 업체가 47%에 이르렀다. 무역협회는 단기전의 경우 대중동 수출차질액이 3억∼4억달러에 그치겠지만 중기전으로 확대되면 8억∼9억달러,장기전으로 치달을 경우 최고 15억∼16억달러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