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예상대로 최첨단 무기가 선봉에 섰다. 민간인 등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공격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인명을 살상하지 않고 전자 및 전기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E-폭탄'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효능이 입증된 스마트폭탄 무인항공기 등과 같은 첨단 무기들도 총동원됐다. 전문가들은 최신예 디지털 무기와 함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들을 사용, 목표물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무력화시키고 있어 '스마트(영리한) 전쟁'이라 부르고 있다. 이라크전이 단기에 끝날 것이란 관측이 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폭탄', 지하벙커 파괴 위력 ='전파무기'라 불리는 'E-폭탄'은 핵폭발에서 나오는 전자장파와 같은 위력을 가진 고강도의 전파를 발사한다. 이 무기는 화학 및 생물학전 무기가 숨겨진 것으로 알려진 지하벙커를 뚫고 들어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E-폭탄을 투하면 이들 대량 파괴무기(WMD) 제조공장의 냉동시설 및 컴퓨터 시스템 등이 모두 녹아내린다. 이에 따라 이라크의 화학 및 생물학전 무기가 완전히 무력화되고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군대를 지휘 통제할 수 있는 손발이 모두 마비된다. E-폭탄은 사거리가 제한적이지만 크루즈미사일 스마트탄 또는 무인 항공기들에 탑재돼 공격 목표지점까지 운반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특히 공격목표에 근접하면 안테나들이 튀어나오고 축전기가 작동, 강력한 극초단파 에너지를 발사해 전자.전기 시스템들을 무력화시킨다. 스마트폭탄 무인항공기 등 총동원 ='스마트 폭탄'은 91년 걸프전 당시 첫 선을 보였고, 아프간전에서도 정확도를 입증했다. 특히 걸프전에서 사용된 스마트폭탄은 비가 오거나 구름이 짙게 드리우는 등 악천우 또는 사막에 모래가 일면 정확도가 떨어진데 반해 현재의 스마트폭탄은 낮과 밤 날씨 등에 상관없이 위력을 발휘한다. GPS가 도입돼 목표물의 위치를 알려줘 공격의 정확도를 높여 줬기 때문이다. 극초단파를 발생시키는 전자기펄스탄(EMP)은 '최소파괴무기'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강력한 에너지를 발생시켜 적군의 전자장비를 교란시키고 컴퓨터 메모리를 지우는 등 막대한 타격을 가하는 반면 인명살상은 물론 건물은 파괴하지 않는다. 이번 이라크 공격에서 EMP는 이라크군의 지휘통제체제 무력화, 통신차단 등에 주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프레데터, 글로벌 호크 등 무인항공기(UAV)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예멘에서는 원격조종 프레데터가 헬파이어 미사일을 발사,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1명과 테러용의자 5명을 숨지게 하고 다른 피해는 전혀 입히지 않아 그 성능을 과시했다. 권순철 기자 ikee@hankyung.com